사십 줄 어니 엘스 ‘골프 늦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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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CA챔피언십 이어 아널드 파머 초청대회도 석권 ‘벌써 2승’

잇단 부상… 자폐증 아들… 힘겨운 30대 보내
이 악문 훈련-풍부한 경험 내세워 ‘부활 샷’

《사십 줄에 접어들어 새롭게 골프에 눈을 떴을까. 황태자라는 별명이 어색하게 들리는 어니 엘스(41·남아공) 얘기다. 엘스는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늦바람을 일으켰다. 30일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베이힐골프장(파72)에서 끝난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폭우로 전날 경기를 끝내지 못했던 엘스는 남은 4개 홀을 침착하게 모두 파로 마무리해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15일 CA챔피언십에 이어 최근 출전한 2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엘스의 연속 우승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우승 상금 108만 달러(약 12억2000만 원)를 챙겨 상금 선두(303만1106달러)에 올라선 엘스는 다승(2승), 페덱스컵 포인트(1320점), 평균 타수(68.88타)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PGA투어에서는 이처럼 40대에 절정의 기량을 펼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비제이 싱(47·피지)이 대표적. 싱은 자신이 갖고 있는 40대 최다승 기록을 22승까지 늘리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케니 페리(50·미국)는 40대 후반이던 2008년 3승, 2009년 2승을 올렸다. 호적상으로는 올해 40세지만 실제 42세인 최경주도 지난해 슬럼프에서 벗어나 올 들어 상승세를 타며 다음 달 8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 8년 연속 출전을 확정지었다. 장비의 발달과 트레이닝 기법의 진화 등으로 40대들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데다 풍부한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은 그들만의 장점이다.

1990년대 타이거 우즈(미국)와 라이벌 구도를 이뤘던 엘스는 거듭된 부상과 심한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로 인한 마음고생으로 힘겨운 30대 후반을 보냈다. 하지만 재기를 다짐하며 훈련에 매달린 끝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시상식에서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블루 재킷을 입은 엘스는 마스터스에서 우즈와 함께 그린 재킷을 노릴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프로 첫 승을 꿈꿨던 나상욱은 18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해 엘스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에 머물며 52만8000달러를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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