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우선권 안주면 프로배구 포기”…딜레마 도로공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3월 1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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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즌째 꼴찌…실업팀 전환 검토중
“팀 실력향상 위해 용병도 안뽑겠다”

GS칼텍스 14연승 여자부 역대최다

여자배구 도로공사가 총체적인 딜레마에 빠졌다.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 프로팀을 포기하겠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신인 지명에서 혜택을 달라는 요구인지 아니면 정말 프로배구를 안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NH농협 2009∼2010 V리그 여자부 경기가 열린 18일 장충체육관. GS칼텍스는 도로공사에 3-1(25-22,14-25,25-33,25-13)로 이겼다. GS칼텍스는 1월 10일부터 14연승을 달려 여자부 역대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GS칼텍스가 연승 신기록에 기뻐한 반면 도로공사는 초상집 분위기였다.

도로공사는 초반 주력 선수들을 대거 빼고 나선 GS칼텍스를 상대로 팽팽한 접전을 벌였으나 주력들의 잦은 범실로 인해 자멸했다. 경기 후 만난 도로공사 신만근 감독의 표정은 심상치 않았다.

이미 확정된 꼴찌가 문제는 아니었다. 도로공사가 내부적으로 실업팀 전환까지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탓이다. 설사 현 체제를 유지한다고 해도 다음 시즌 신생팀 참가가 유력한 IBK로 인해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어려워 신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다. IBK 외에도 농협, 한화 등이 프로 팀 창단을 진지하게 고려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3시즌 연속 꼴찌에 머문 도로공사는 현 상태라면 굳이 프로 팀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다음 시즌부터 용병을 쓰지 않겠다는 결정은 이미 내렸다. 용병으로 인해 흥행에는 도움이 될지언정, 여자 배구 실력 향상이란 당초 취지에선 효용이 없다고 본다.

신 감독은 “확정된 건 아니지만 구단은 여자 배구가 용병으로 인해 실력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한다. 용병 영입을 위해 자금을 쓰기 보단 유소년 배구 발전 기금으로 내는 게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고위 관계자도 “공기업이란 특성을 살려 차라리 유망주를 키우는 게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로공사가 실업팀 전환을 고려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프로에 남더라도 규정에 따라 신생 팀이 좋은 신인을 먼저 선발하는 탓에 도로공사는 꼴찌 성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전혀 없다.

“신생 팀 참여는 무조건 환영하지만 우리도 좋은 선수가 필요하다. 한국배구연맹(KOVO)과 타 구단들도 우리와 신생 팀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 도로공사 측의 입장이다.

장충체육관|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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