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D-100]전문가 평가,B조 대한민국이 넘어야 할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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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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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월드컵 체제다.
한국과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B조에 속한 국가는 그리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이들 모두 6월 본선에 맞춰 최상의 전력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보전 역시 치열하다.
코칭스태프, 경기분석관 등을 상대국에 파견해 전력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과 맞붙을 B조 3개국의 전력은 어떨까.
축구 전문가(신문선 명지대 교수, 한준희 KBS해설위원, 박문성 신연호 SBS해설위원)의 도움을 받아 항목별로 상대국 전력을 분석했다.
공격력, 수비력, 조직력 및 전술수행능력, 감독 등 외부요건 4가지 항목으로 각 항목별 10점 만점이 기준이다.》

‘통곡의 벽’ 철통수비 그리스
역대 최강 화력 자랑 아르헨
유연함+창의성 나이지리아


○ ‘통곡의 벽’ 앞세워 16강 노린다

그리스는 6월 12일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첫 경기를 갖는다. 월드컵 유럽 예선 2조에서 스위스에 이어 2위(6승 2무 2패)를 차지한 그리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우크라이나를 꺾고 본선 티켓을 얻었다.

플레이가 투박하고 정상급 스타도 없다는 평가지만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단단한 수비는 그리스를 축구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 올린 강력한 무기다. 유로 2004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을 비롯해 프랑스, 체코, 스페인 등 강호들을 줄줄이 꺾고 기적의 우승을 이룬 배경도 수비였다. 당시 그리스는 매 경기 볼 점유율, 패스 성공률, 총 슈팅수 등에서 상대팀에 뒤졌지만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자물쇠 수비를 앞세워 상대 공격수들의 발을 꽁꽁 묶었다.

전문가들의 수비력 평가(8.8점)에서도 그리스는 B조 3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문선 교수는 “전통적으로 한국은 그리스처럼 힘과 조직력이 좋은 수비를 상대할 때 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그리스의 후방 공간을 어떻게 파고드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톱니바퀴 축구’란 별명답게 그리스는 조직력 및 전술수행능력(8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 또 높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감독 등 외부요건(8점). 유로 2004 우승을 이끈 독일 출신의 오토 레하겔 감독(71)이 그 이유다. ‘오토 대제’ 레하겔 감독은 9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그리스 축구의 강점을 극대화했다.

반면 공격력(6.3점)에선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키 191cm의 장신 공격수 앙겔라스 하리스테아스(30·바이에른 레버쿠젠)의 높이와 게오르기고스 사마라스(25·셀틱)의 중거리 슛이 위협적이지만 전체적인 공격력은 B조 다른 국가들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다.

○ 최강 공격력 자랑하는 우승 후보

한국은 6월 17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두 번째 경기를 가질 아르헨티나와 아픈 기억이 있다.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이 활약하던 아르헨티나에 1-3으로 완패한 것.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아르헨티나는 여전히 무시무시한 상대다. 전력의 핵심은 역시 막강 공격력.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카를로스 테베스(26·맨체스터 시티), 곤잘로 이과인(23·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정상급 공격수들이 넘친다. 전문가들의 평가에서도 아르헨티나의 공격력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9.5점)를 받았다. 박문성 SBS해설위원은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은 원래 개인 기량이 최고 수준인데 최근 컨디션까지 좋아 더 위협적”이라며 “경기 초반 흔들리지 않고 아르헨티나의 날카로운 창을 막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남미 예선에서 조직력이 흔들리며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인 아르헨티나는 수비력(7점)과 조직력 및 전술수행능력(7.5점)에선 기대 이하의 점수를 얻었다. 특히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부분은 감독 등 외부 요건(6점). 선수 시절 ‘축구의 신’으로 불린 마라도나 감독은 감독 취임 이후엔 “전략도 없고 색깔도 없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 잘할 땐 브라질 안 부럽지만…

6월 23일 더반의 모세스마비다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마지막 대결을 펼칠 나이지리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 등에 주도권을 넘겨주며 아프리카 축구 변방으로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언제든 세계 정상급 기량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연호 SBS해설위원은 “말 그대로 도깨비 팀이다. 브라질이 될 수도, 3류 팀이 될 수도 있는 게 나이지리아”라고 전했다.

몸이 유연하고 개인기가 좋은 선수들이 포진한 나이지리아 공격과 미드필드 진은 위력 있다. 핵심 선수는 ‘중원의 사령관’ 존 오비 미켈(23·첼시). 창의적인 플레이와 빠르고 세밀한 패스가 돋보인다. 유럽 빅 리그 경험이 풍부한 공격 투톱 오바페미 마틴스(26·볼프스부르크)와 야쿠부 아예그베니(28·에버턴)도 한 방이 있는 선수들. 공격력 평가에서 나이지리아는 비교적 높은 점수(7.8점)를 받았다.

문제는 6.8점을 얻은 수비. 키가 크고 체격조건이 좋지만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조직력 및 전술수행능력(7.3점)에서도 좋지 않은 평가. 샤이부 아모두 감독이 최근 경질되는 등 내홍을 겪은 나이지리아는 감독 등 외부요건(5.3점)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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