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민정 “연아 언니처럼…4년 뒤 金”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2월 27일 07시 00분


긴 팔다리 장점…스핀 세계적 수준
두번째 시니어무대 세계13위 깜짝
“트리플 플립-체력 보완 땐 더 성장”


또래보다 작은 키 때문에 걱정이 많았던 어머니. 건강에 도움이 될까 싶어 딱 보름만 시키려던 피겨스케이팅이었지만, 어느덧 올림픽 무대에 서는 선수가 됐다. 이제 곽민정(16·군포수리고)은 제2의 김연아를 꿈꾼다.

26일 밴쿠버에서는 피겨여왕만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니었다.

연기를 마치고, 키스앤크라이존에 들어선 곽민정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정재은 코치 역시 “올림픽에서 자신의 최고 성적을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울먹였다.

곽민정은 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02.37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53.16점)을 합쳐 총점 155.53점으로 13위에 올랐다. “쇼트에서 24위 안에 들어서 프리까지 연기했으면 좋겠다”던 목표는 이미 초과달성했다. 곽민정의 점수는 자신의 역대 최고점(154.71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랭킹 2위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151.90점)까지 제친 성적이다. 김연아를 제외하면, 한국 선수 중 동계올림픽에서 13위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특히, 밴쿠버올림픽이 시니어 데뷔 후 2번째 대회라는 점에서 곽민정에게 거는 기대가 더 크다.

피겨에서 긴 팔과 다리는 표현력을 극대화시키는데 유리하다. 곽민정은 최대장점은 타고난 신체조건. 작은 얼굴과 신체비례는 마치 서양선수들을 보는 것 같다. 아름다운 스핀은 이미 세계가 인정한 수준. 곽민정은 24일 쇼트와 26일 프리 연기에서 펼친 모든 스핀에서 레벨4를 받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스케이트화를 신은 곽민정은 다소 늦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성장세가 놀라웠고, 점프 기술의 기본기도 좋다는 평이다. 특히, 트리플러츠가 장기. 롱에지 판정이 잦은 트리플플립은 더 가다듬어야 할 기술이다. 장 코치는 “체력을 보완하면 다음 시즌에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체력이 충분하지 못하면, 프리스케이팅에서 중반 이후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곽민정은 “연기를 마치고 나니,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훈련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가 눈물이 났다”면서 “4년 뒤 소치올림픽에도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밴쿠버(캐나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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