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파울… 키 큰 罪?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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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상황서 단신보다 판정 불리”
네덜란드 에라무스大축구대회 분석

독일 축구대표팀 수비의 핵인 필리프 람(27·바이에른 뮌헨)은 키 170cm의 작은 체구지만 플레이는 거칠기로 유명하다. 그를 상대한 적이 있는 선수들은 최고의 ‘터프가이’로 그를 꼽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람은 반칙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의 작은 키와 상관이 있을까. 네덜란드의 에라무스대 로테르담 경영대학원의 연구자인 슈테판 기스너와 닐스 판 크바크베케는 “그렇다”고 단언한다. 이들은 ‘스포츠&운동심리 저널’ 2월호에 게재되는 ‘축구 파울 판정 시 선수의 키에 대한 편견’이라는 논문에서 “판정이 애매한 상황에서 심판은 더 큰 선수에게 휘슬을 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998년 대회를 포함한 최근 세 번의 월드컵(6440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2000∼2001시즌부터 7차례 시즌(8만5262건), 같은 기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대회(3만2142건)의 파울을 분석했다.

그 결과 1998년 월드컵 때 파울을 한 선수의 평균 키는 180.84cm, 파울을 당한 선수의 평균 키는 179.84cm로 나타났다. 시즌별, 대회별 분석에서 ‘가해자’보다 ‘피해자’의 키가 큰 경우는 없었다.

키에 대한 편견은 관중도 마찬가지였다. 일반인들은 키가 차이 나는 두 선수가 충돌하기 직전 사진을 보여주면 키가 큰 선수가 파울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키 큰 선수가 쓰러져 있는 사진에서는 ‘태클을 했다’고 생각한 반면 작은 선수가 넘어져 있으면 ‘반칙을 당했다’고 추측했다.

기스너는 “심판 판정에 키에 대한 편견이 작용한다는 사실이 앞으로 더 공정한 심판 판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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