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들의 격투 누가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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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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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세 랜디 커투어
46세 마크 콜먼

내달 7일 美UFC대회서 첫 격돌
“지면 은퇴” 양보없는 접전 예고

누가 살아남을까. 노장 파이터를 대표하는 랜디 커투어(47)와 마크 콜먼(46)이 8각의 철창 안에서 만나게 됐다. 2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맨덜레이 베이 이벤트센터에서 열리는 UFC 109대회 라이트헤비급 경기에서 맞붙게 된 것. 둘은 1998년 5월 UFC 17대회에서 만날 뻔했지만 커투어가 대회를 앞두고 갈비뼈를 다치는 바람에 대결이 무산됐고 이후 11년간 마주치지 않았다.

두 사람은 40대 중반을 넘긴 나이지만 아들뻘인 20대 파이터들도 만만히 볼 수 없는 강철 같은 체력으로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인 UFC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UFC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둘은 서로 “최고의 노장 파이터는 나”라고 자부하지만 이제 둘 중 한 사람은 그 자리를 내놔야 한다. 현지 격투기 전문 매체들도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체급 타이틀까지 노려볼 수 있지만 지는 선수는 은퇴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며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을 예고하고 있다.

둘은 최근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헤비급과 라이트헤비급을 오가며 5차례나 챔피언을 지낸 커투어는 브록 레스너와 안토니오 로드리고 노게이라에게 연달아 패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커투어는 지난해 11월 30대 초반의 브랜든 베라를 심판 전원일치 판정으로 꺾고 기사회생했다. 영장류 최강 표도르 에밀리아넨코와 마우리시오 쇼군에게 잇달아 무릎을 꿇어 “이제 한물갔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콜먼도 지난해 7월 역시 30대 초반의 스테판 보너를 물리치고 되살아났다. 3경기 연속 패배는 사실상 퇴출로 이어지는 종합격투기판에서 어렵게 불씨를 되살린 둘에게 이번 맞대결은 격투기 인생 전부를 건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이다.

둘 다 레슬러 출신이지만 경기 스타일은 많이 다르다. 커투어는 지칠 줄 모르는 무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철창으로 쉴 새 없이 몰아붙인 뒤 치고 빠지는 일명 ‘더티 복싱’이 주무기다. 타격이 강하기 때문에 서브미션 승률(11.8%)보다 KO율(41.2%)이 훨씬 높다. 이에 비해 레슬링 세계선수권에서 2위까지 오른 콜먼은 ‘번개 태클’로 일단 상대를 넘어뜨려 바닥에 눕혀 놓고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다. 이런 경기 스타일 때문에 콜먼은 KO율(25%)보다 서브미션 승률(50%)이 더 높다. 전문가들은 콜먼이 커투어를 가능한 한 빨리 바닥에 눕히면 승산이 있지만 입식 타격으로 경기가 흘러가면 커투어가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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