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연봉 잡음’ 없는 이유 있었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월 22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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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투명 공개로 파이 나누는 방식

“계약 때문에 훈련에 지장을 받아요?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강원FC 최순호 감독이 자신 있게 말한다. 매년 초 K리그 구단들은 선수 연봉계약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구단은 조금이라도 아끼려하고 선수들은 더 받으려 하는 게 당연지사. 밀고 당기다보면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하는 해외전훈 때까지 마무리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강원FC에는 남의 일이다. 선수 41명 전원과 이미 지난 해 말 계약을 다 끝냈다. 비결은 독특한 계약방식이다.

구단은 일단 모든 선수들에게 원하는 연봉을 적어내라고 한다. 마치 회사원들이 입사원서를 넣을 때 희망연봉을 적어내는 것과 비슷하다. 다음은 코칭스태프에게 공이 넘어 간다. 최 감독은 지난 시즌 활약상을 근거로 코치들과 논의를 통해 선수들의 연봉을 책정한다. 최 감독이 올 시즌 구단 예산 중 인건비로 얼마가 책정됐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정해진 파이를 갖고 적절하게 나누는 게 바로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구단에서는 전적으로 이 판단을 존중한다. 여기서도 해결이 안 되면 대화의 단계로 넘어간다.

최 감독은 “이견 차가 있는 선수에게는 올 시즌 쓸 수 있는 인건비가 이 정도니 모든 선수들이 나눠 받아야 한다고 터놓고 모든 것을 말하며 이해를 구했다. 큰 갈등 없이 마무리가 됐다”고 밝혔다. 인건비가 ‘구단→코칭스태프→선수’를 투명하게 거치기에 가능한 일.

물론, 창단 후 두 번째 시즌이라 다른 팀에 비해 고액연봉자가 많지 않다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구단이 쓰는 인건비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선수들에게 이를 이해시키는 기본 기조만 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릉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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