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 대강당.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종무식 행사가 열렸다. 우수 임직원 공로상 수여 순서 때 의외의 인물이 호명됐다. 현대건설 배구단의 황현주 감독과 케니, 윤혜숙이었다. 현대건설 종무식 사상 배구단이 공로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현대건설의 질주는 눈에 띈다. 최근 9연승을 달리며 12승 1패로 단독 선두다. 지난 시즌 4위를 한 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상승세다. 황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들의 활약 덕분이다. 여기에 김중겸 사장의 아낌없는 지원과 남다른 배구 사랑이 보태졌다.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자마자 체육관과 숙소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선수들에게 개인 방을 지급했다. 트레이닝 시설도 확충했다. 5월에는 흥국생명 우승 사령탑이었던 황 감독을 영입했다. 물적 지원에만 그친 것이 아니다. 김 사장은 올 시즌 수원에서 일곱 번 열린 홈경기를 모두 현장에서 챙겨봤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에게 일일이 문자메시지를 보내 격려하기도 했다. 제 기능을 못했던 선수단 후견인 제도도 활성화해 많은 직원이 경기장을 찾도록 독려했다.
이런 김 사장의 배구 사랑 덕분에 배구단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대건설 이태석 홍보부장은 “자신이 모기업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뒤 선수들의 경기 내용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잘나가는 팀은 뭔가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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