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운 빅매치… 모비스, KT에 KO승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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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두 맞대결서 19점차 꺾고 원정 14연승
삼성, 실책 23개 남발 KT&G 울리고 16승째

새해 첫날부터 공동 선두 팀끼리 만났다. 동갑내기 양 팀 사령탑인 전창진 감독(47·KT)과 유재학 감독(47·모비스)은 서울 상명초교와 용산중에서 함께 농구를 한 38년 지기다. 게다가 KT는 전날까지 팀 최다인 9연승을, 모비스는 방문경기 역대 최다인 13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연승 행진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었다. 이런 흥행 요소 덕분에 1일 두 팀의 경기가 열린 부산 사직체육관에는 이번 시즌 최다인 9125명의 관중이 찾았다.

하지만 공동 선두끼리의 ‘빅매치’라는 말이 무색하게 경기는 싱겁게 끝났다. 모비스가 KT에 79-60의 완승을 거뒀다. 3연승으로 24승(8패)째를 올린 모비스는 방문경기 최다 연승(14연승) 기록을 이어가며 단독 선두가 됐다.

모비스가 1쿼터부터 10점 차 이상 앞서면서 초반에 승부가 기울었다. KT는 잦은 실책에다 잇달아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시작부터 꼬였다. KT는 1쿼터 5분이 지날 때까지 한 점도 넣지 못하면서 경기 내내 끌려 다녔다. 모비스는 한 차례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4쿼터 초반 25점 차까지 달아나면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모비스는 함지훈이 21점을 넣을 것을 포함해 브라이언 던스톤(18득점), 애런 헤인즈 박종천(이상 11득점) 등 주전들이 고르게 득점했다. 유 감독은 “새해 첫날부터 공동 선두끼리의 대결이라 양 팀 모두 선수들이 많이 긴장한 것 같다”며 “이기기는 했지만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말했다.

KT는 1쿼터에서만 3개의 파울을 한 센터 나이젤 딕슨이 2쿼터부터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해 힘든 경기를 했다. KT는 리바운드에서 21-31로 크게 밀렸고 필드슛 성공률도 45%에 그쳤다. 전 감독은 경기 내용이 못마땅한 듯 작전타임을 불러놓고도 김승기 코치에게 작전 지시를 맡긴 채 벤치 한 구석으로 물러나 있기도 했다.

잠실에서는 홈팀 삼성이 KT&G를 71-63으로 눌렀다. 삼성은 테렌스 레더가 19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활약했고 김동욱과 차재영도 15점씩 넣었다. KT&G와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긴 삼성은 16승(15패)째를 올렸다. KT&G는 크리스 다니엘스가 양 팀 최다인 23점을 넣으며 분전했지만 삼성(12개)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23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KT&G는 10승 20패.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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