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인 1996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해태에 입단한 국가대표출신 내야수 김종국(사진)은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종범과 키스톤콤비로 맹활약하며 1997년 또다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프로에 뛰어들자마자 이룬 한국시리즈 2연패. 그러나 세 번째 우승은 무려 12년이 흐른 2009년이었다. 더 이상 주역은 아니었지만 가장 앞장서서 팀워크를 하나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2009년이 며칠 남지 않은 12월 말 김종국은 선수생활 유종의 미를 헌신과 희생으로 마무리하기위해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김종국은 최근 연봉계약서에 사인했다. 29일 발표된 내용은 지난해와 동결된 1억 2000만원. 팀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지만 부상으로 단 5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0을 기록하는데 그치며 인상도 없었다. 아쉬움이 커보였지만 김종국은 “괜찮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그리고 “올해 개인적으로 부진했지만 후배들과 다시 우승을 맛봐 한 없이 기뻤다. 앞으로 은퇴 전까지 다시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힘을 냈다.
김종국은 올해 13년간 지켜온 2루 자리를 신인 안치홍에게 내줬다. 한 때 부동의 국가대표 2루수로 명성을 쌓았지만 세월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다.
그러나 김종국은 자신의 자리를 생각하기보다 안치홍과 김선빈, 이현곤 그리고 김상현 등 후배 내야수들의 빠른 성장과 발전에 더 기뻐했다.
김종국은 “후배들이 잘 해줘서 한 없이 기쁘다. 사실 선수생활도 이제 몇 해 안 남은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팀에서 필요한 작은 역할이라도 완벽하게 해낼 수 있도록 체력훈련에 힘쓰고 있다”며 또 다른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