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잔류 조건 “59억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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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7시 00분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재계약 지연은 롯데구단 뿐만 아니라 야구계에서 상식 밖의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재계약 지연은 롯데구단 뿐만 아니라 야구계에서 상식 밖의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롯데에 3년 연봉 500만달러 요구

김성근감독 3배 베팅…팀도 난색

밸런타인 커넥션·시간끌기 작전

롯데 “몸값 높이기” 서운한 기색


김성근 감독보다도 3배를 더 달라?
왜 롯데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재계약이 지연되고 있는지 짐작케 할 단초가 나왔다. 롯데 구단의 한 핵심 인사는 26일 “로이스터가 롯데에 (연봉으로)3년간 500만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환율 1176.5원을 적용하면 500만 달러는 58억8250만원쯤 된다. 이 증언에 바탕 하면 한국시리즈 3년 연속 진출에 2차례 우승을 달성한 SK 김성근 감독의 3년 총액 계약금+연봉(총 20억원)을 1년 치로 달라는 셈이다. 주거 등 부대비용이나 코치, 통역 등 부가비용까지 합치면 사실상 3배를 넘는다. 메이저리그도 이렇게 받는 감독은 소수로 알려져 있다.

원래 롯데는 2년 연속 4강에 올려놓은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2년간 1승밖에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진 로이스터 야구에 대해 부담을 느꼈다. 그러나 로이스터는 두산과의 준PO 4차전 패배 직후 한복 차림으로 인터뷰장에 나타나 롯데 잔류 희망 의사를 나타냈고, 롯데로서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동빈 부회장의 재가까지 기다려 고심 끝에 재계약 방침을 정했지만 정작 로이스터가 차일피일 계약을 미루고 있다.

준PO 직후 출국한뒤 협상 차 한국에 건너왔다가 2주 전 주말 다시 미국에 가버려 대면협상이 불가능하다. 이메일로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더구나 11월부터 본격적인 마무리 훈련에 돌입해야 되는 현장은 지도부 방치 상태가 돼버렸다. 롯데로서도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없는 형편. 롯데는 “구단의 최종안을 로이스터에게 전달했다. 10월까지 답신을 기다리겠다”란 말로, 실질적 최후통첩을 시사했다. 여기엔 로이스터에 대한 인간적 섭섭함도 깔려 있다.

아직까진 재계약을 낙관하고 있지만 이 와중에 보비 밸런타인 전 지바롯데 감독과의 커넥션이 불거졌다. ‘밸런타인이 클리블랜드 감독으로 낙점되면 사단인 로이스터는 코치로 따라갈 것’이란 시나리오가 돌았다. 26일 매니 액타가 클리블랜드 감독으로 발표됐지만 밸런타인이 인터뷰한 구단은 아직 남아있다. 그러나 롯데는 ‘진위여부를 떠나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협상 지렛대로 삼는 것 아니냐’는 서운한 감정도 갖고 있다.

처음엔 잔류를 간청하는 액션을 취하다가 롯데가 막상 결단을 내리자 시간을 벌고 있는 로이스터. “이렇게 끌줄 몰랐다”란 당혹감이 롯데 내부에서도 증폭되고 있다. 8개 구단 중 감독 인선을 확정짓지 못한 곳은 롯데 뿐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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