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이 MVP야” 김상현 ‘아내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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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7시 00분


김상현. 스포츠동아 DB
김상현. 스포츠동아 DB
‘땀과 눈물로 일군, 이 세상 최고의 축하 선물.’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새 생명에 대한 기쁨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을 묵묵히 지켜준 아내와 함께 맞이하는 첫 감격. 남편과 아내가 땀과 눈물로 일궈낸 값진 결실이다.

KIA 김상현(29)과 ‘사랑하는 아내’ 유미현(31) 씨는 최고의 축하선물을 앞두고 있다. 김상현은 27일 오후 2시 서울 롯데월드호텔에서 펼쳐지는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에서 MVP 수상이 유력하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이미 확보한 그는 홈런·타점·장타율 등 3개 부문(부상: 트로피와 상금 200만원) 수상에 이어 MVP 부상으로 2000만원 상당의 순금 트로피를 받게 된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2009년 한국프로야구를 수놓은 수많은 별들 중, 최고의 별 MVP라는 값진 영예를 임신 중인 아내에게 선물한다. 그의 축하 선물이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는 건 김상현의 아내 사랑이 유독 더 애틋하고 각별해서다. 유 씨는 해태 시절이던 2001년 만나 LG로 이적한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사랑을 키워온 인생의 동반자. 게으름을 피울 때, 야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힘을 주던 ‘누나’에서 2007년 겨울 아내가 됐다.

하지만 유 씨가 갑상선 질환을 앓고 있어 두 사람은 한동안 아기를 가질 수 없었다.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던 두 사람이 “이제 임신을 해도 좋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건 지난 5월. 당시 김상현은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 준 아내가 너무 고맙다. 꼭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는데, 이제 그 열매를 맺게 된 셈이다.

김상현은 26일“시즌 막바지쯤, 아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며 “너무 감격스러웠다. 아내가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는데 이제야 그 아쉬움을 털어내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연습이다 시리즈다 해서 태명도 아직 짓지 못했다.

내년 5월 26일이 출산 예정일”이라고 설명한 뒤 “지금 임신 10주인데 입덧이 심해 잘 먹지도 못한다. 한국시리즈를 끝내고 광주 집에 와보니 지켜보기 안타까울 정도”라며 또 한번 아내에 대한 진한 사랑을 내비쳤다. “그동안 옆에서 지켜주지 못했는데 이제라도 집사람하고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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