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선수단 철수” 강수에도 흐름 못돌린 SK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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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 벤치 클리어링에 이어 5차전 선수단 철수와 감독 퇴장까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고 있는 KIA와 SK의 기(氣) 싸움이 대단하다. 1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KIA 투수 서재응과 SK 정근우의 언쟁으로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대치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5차전에서는 김성근 SK 감독이 심판 판정에 항의한 뒤 선수단 철수를 명령해 8시 20분부터 약 10분간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상황은 KIA가 2-0으로 앞선 6회말에 벌어졌다. 1사 1, 2루에서 KIA 이종범의 2루 땅볼을 잡은 SK 정근우는 병살 플레이를 위해 유격수 나주환에게 공을 던져 원 아웃을 잡았다. 그런데 나주환이 1루로 공을 던지는 순간 다리를 쭉 뻗으며 2루로 달려온 1루 주자 김상현의 오른발에 걸려 악송구를 하고 말았다. 이 틈을 타 2루 주자 최희섭은 홈을 밟았다.

김성근 감독은 수비 방해라며 항의했다. 김풍기 구심과 언쟁을 벌이던 김 감독은 선수들을 모두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였다. 이에 김 구심은 바뀐 규정에 따라 김 감독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포스트시즌 감독 퇴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종규 심판위원장은 “김상현은 정상적인 라인을 따라 달렸기 때문에 주루 플레이에 문제가 없다. 김상현의 발이 나주환의 발에 닿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걸 피하는 것은 수비수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몇 분 후 몰수패를 면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다시 그라운드로 나갈 것을 지시했고 경기 지휘는 이만수 수석코치가 맡았다. 이후 SK는 경기 흐름을 되돌리지 못하고 0-3으로 졌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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