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共 치안-숙박-교통 모두 우려할 수준… 대책 세워야”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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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교사 활동 임흥세 감독

“치안과 숙박, 수송 모두 심각한 상태입니다. 철저히 준비해야 낭패를 보지 않을 겁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축구 선교사로 활동하는 임흥세 감독(53·사진)은 “내년 남아공 월드컵이 역대 최악의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임 감독은 서울 광희중에서 홍명보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키웠고, 서울 성수중에서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국 부장을 지도한 아마추어 축구의 이름난 조련사다. 2007년 2월 남아공으로 건너가 흑인 밀집지대인 이퀴지레템바(태양) 초등학교에서 축구로 흑인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20일 제주에서 열리는 한국국제기아대책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최근 귀국한 그를 15일 만났다.

임 감독은 “월드컵을 치르는 데 가장 중요한 3박자가 다 엉망”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한국 관광객이 요하네스버그의 한 경찰서 옆에서 강도를 당했어요. 한국 정부나 대기업 주재원 중에서 권총 강도를 안 당한 사람이 없을 정도입니다. 남아공 정부가 경찰 2만 명을 증원하겠다고 했지만 언론은 ‘도둑놈 2만 명을 더 만드는 꼴’이라고 비꼬고 있습니다.”

숙박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소 5만5000실의 호텔 객실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1만5000실만 확보된 상태여서 축구팬이 묵을 객실이 거의 없는 상태라는 게 임 감독의 얘기다. FIFA 관계자와 선수단, 언론인 등 이른바 ‘월드컵 패밀리’를 위한 시설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감독은 “과거 월드컵을 즐기듯 길거리에 텐트 치고 자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다음 날 텐트까지 도둑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통 상황도 열악하다. 남아공 정부는 월드컵 개최 도시에 경전철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본선 개막 전까지 완전 개통이 어려운 상태다. 임 감독은 “버스나 택시도 범죄 조직과 연결돼 있어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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