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차 가을초대장] 고영민 아버지 인터뷰 “다치치 않는 게 효도죠”

  • 입력 2009년 10월 11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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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도 좋지만 다치지 않는 게 효도 하는 거죠.”

11일 PO4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3-0으로 지고 있던 3회말 두산 고영민이 동점 3점홈런을 쏘아 올린 순간 아버지 고윤석 씨(62)는 환하게 웃었다.

아내 김현례 씨(53)와 함께 나란히 야구장을 찾은 고 씨는 “영민이가 티켓을 보내줬다. 서울 인근에서 경기가 있을 때면 무조건 아들을 보러온다”고 말했다. 5회가 끝난 뒤 장내정리 때 아내 김 씨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깐 자리를 비웠지만 고 씨는 꼼짝 않고 아들의 모습만 기다렸다.

고 씨는 “함께 뛰는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영민이가 돋보였다”고 말했지만 아들자랑은 이어졌다. “영민이가 4대독자라 귀한 아들이에요.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고 승부욕도 크고요. 오늘처럼 (영민이가)잘해주면 무척 자랑스러워요.” 고영민의 인기가 높아지자 집으로도 팬들의 선물과 팬레터가 쏟아진다고 한다. 고 씨는 “집에 아들이 없는데도 편지와 선물이 오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고영민은 야구에 관한 이야기할 때만 제외하고 말수가 적다. 이런 성격은 집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 “평소에도 자기 할 일만 딱하고 통 말이 없어요. 무뚝뚝한 편이죠. 엄마한테는 가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봐서 그렇지도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누나와 여동생과도 사이가 좋고요.”

고영민은 시즌이 끝나면 3년간 교제해 온 서혜연 씨와 결혼을 올린다고 알려졌다. “영민이가 결정할 일이라 잘 모르겠네요. 여자친구와 함께 한 번도 온 적은 없지만 자주 경기장에 와서 응원하는 것으로 알아요.”

고영민은 이날 홈런으로 2009 플레이오프에서만 총 3개의 홈런을 쳤다.

하지만 고 씨는 홈런도 좋지만 아들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다름 아닌 부상 없이 경기를 마무리 하는 것이다. “시즌 초에 부상을 당해서 힘들었는데, 딴 것 다 필요 없어요. 운동을 하면서 다치지 않는 게 최고죠. 그게 영민이에게도 약이고, 효도하는 거죠.”

잠실 |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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