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내가 400억짜리 선수라고?”

  • 입력 2009년 9월 24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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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언론“한국의 제라드” 극찬

잠재 가치 2000만 파운드 평가

성용“터무니 없는 이상한 소리”

부풀려진 기대치 부담스런 반응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움 살랄(카타르)과의 경기 당일인 23일(현지시간). 기성용(20·서울)은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 로비에서 신문을 보고 있었다. ‘걸프 타임스’ 스포츠 1면에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진규(서울)와 움 살랄 수비수 아지즈 빈 아스카르의 악수 장면 사진과 함께 경기 예고 기사가 나왔다. 기성용이 신문을 보는 모습을 본 서울 한 직원이 “이해하고 보는 거야?”라고 물었다. 기성용은 농담반 진담반으로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저 유학파거든요”라고 말했다. 호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기에 영어신문 보는 정도는 무리가 없다는 뜻.

기성용은 현지 신문 뿐 아니라 인터넷으로 국내와 해외축구 소식도 꾸준하게 접하고 있었다. 23일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세계 축구 유망주들을 조명하며 기성용의 잠재 가치가 2000만 파운드(392억원)에 달한다고 예상한 뉴스도 이미 알고 있었다.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을 ‘한국의 스티븐 제라드’라고 극찬하며 “현재 가치는 300만 파운드지만 잠재적으로는 2000만 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기성용의 슛과 패스에 8점, 태클과 헤딩 6점, 현재 능력치는 8점, 잠재 능력치는 10점 등 총 80점 만점에 62점을 줬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인터넷을 통해서 봤는데 이상한 소리인 것 같다”며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내년 1월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이적할 계획이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아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는 구단 관계자의 비슷한 질문에도 “터무니없는 이상한 소리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잉글랜드에서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단짝 이청용(볼턴)의 소식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호텔 인터넷이 너무 느려 경기 동영상은 못 봤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청용이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것 아니겠냐”며 친구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팀 내에서 이름 대신 ‘셀틱’이라고 불리는 것을 그다지 달갑게 않게 생각하는 기성용은 해외 진출전까지는 오로지 서울 우승만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기성용은 “해외 진출하기 이전까지 K리그와 AFC 챔스리그 우승 이외에는 특별히 이루거나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없다. 지난해 아쉽게 놓친 우승컵만 안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도하(카타르)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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