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경기장 채운 ‘마흔살의 투혼’

  • 입력 2009년 9월 4일 0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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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슈퍼리그 남자 준결승 조치효 인천도개공 결승 이끌어

“독일에서는 경기가 끝나면 30분씩이나 사인을 해줘야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조치효(39·인천도시개발공사)의 모습을 보기위해 구름처럼 몰려드는 관중. 때로는 너무 피곤해 다른 출구를 찾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유럽에서의 추억이다.

이곳은 텅 빈 메아리만이 울려 퍼질 뿐. 조치효는 “다른 것보다 조용한 관중석에 적응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했다. 1994년 스위스리그 진출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를 거쳐 고국에 돌아온 조치효. 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다이소핸드볼슈퍼리그 준결승은 조치효의 복귀 4번째 경기였다.

한국 나이로 마흔. 소속팀 코치 역시 후배다. 6월초 독일리그를 마친 뒤, 두 달간의 공백기까지 있었지만 그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15세 이상 차이 나는 후배들과의 거친 몸싸움에도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저라고 왜 안 힘들겠어요. 속으로는 죽어납니다.”

결국 10골을 몰아친 조치효의 활약에 힘입어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웰컴코로사를 33-28로 이겼다. 7일부터 열리는 결승전 상대는 윤경신(36)이 버티는 두산. 경기장을 찾은 윤경신은 “(조)치효 형의 탄탄한 몸을 보면 꼭 20대 같다”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모습을 보면, 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는지 고개가 끄덕여 진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독일 분데스리가 출신. 조치효는 “가족끼리 여행도 함께 가는 등 타지의 외로움을 함께 이겨낸 사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승부는 승부. 둘은 선전을 다짐하며 경기장을 떠났다.

한편, 여자부 준결승에서는 삼척시청이 용인시청을 30-22로 꺾고, 7일부터 여자부 최강 벽산건설과 우승을 다툰다.

용인|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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