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김상훈 “더위 먹어도, 선배님은 하늘”

  • 입력 2009년 8월 10일 08시 21분


기상청이 폭염주의보까지 내린 9일 군산은 말 그대로 찜통더위. 특히 인조잔디에서 올라오는 열에 선수들 모두가 땀을 비 오듯 흘리며 경기 전 훈련을 했다. 그 중 KIA 김상훈의 표정은 특히 좋지 않았다. 조범현 감독은 “더위를 먹었는지 김상현 몸이 많이 좋지 않다. 광주로 먼저 보내서 쉬게 하고 싶을 정도”라고 걱정했다.

식은땀에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가까스로 타격 연습을 끝낸 김상훈은 덕아웃에 앉아 땀을 훔쳤다. 몸이 안 좋아 보인다는 말에 “더위 먹었나 봐요. 머리도 아프고…”라고 답했다. 애써 미소는 짓고 있었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김상훈이 막 한숨을 돌리려 할 때 이종범이 장비를 챙겨 덕아웃에 들어섰다. 마침 덕아웃에는 김상훈 혼자였다. 김상훈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이종범은 “상훈아 캐치볼 했냐? 안했으면 지금 형이랑 하자”며 먼저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저 몸이 안 좋아요’라거나, 후배 중 한명을 불러 대신 하게해도 좋으련만 김상훈은 무거워 보이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아이고, 잠시 쉬려고 했는데…. 하지만 하늘같은 선배님 말씀인데 빨리 나가서 뛰어야죠”라며 금세 쫓아나갔다. 살신성인 안방마님의 푸근한 정 그대로였다.

군산|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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