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스페셜] “이동국! 5분 뛰어도 희생정신 챙겨라”

  • 입력 2009년 8월 4일 08시 18분


올시즌 K리그 평정…14골 득점1위 파라과이 평가전 23명 명단에 포함

올 시즌 K리그를 평정한 ‘라이언킹’ 이동국(30·전북 현대)이 더 넓은 무대에서 포효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3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8월 12일)에 나설 23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동국을 포함시켰다. 이동국이 올 시즌 K리그 19경기에 출전해 15골(컵대회 포함)을 터뜨리며 정규리그 득점 1위(14골)를 달리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그 동안 “아직은 부족하다”며 의문부호를 표시했던 허 감독이 이동국을 발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좋아졌지만 아직은 부족

발탁 배경에 대해 허정무 감독은 “심경이 변한 것도 아니고 여론에 흔들리지도 않았다. 주변에서 이동국 발탁 여부를 두고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우리(코칭스태프)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다. 관심이 없었다면 왜 부족한 점을 지적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말처럼 허 감독이 그 동안 분발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한 건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K리그에서 좋은 기록을 올리고 있다고 해서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안주할 것을 우려해 자극을 주기 위함이었다는 설명.

이동국도 “대표팀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공격 시 제 2, 제 3의 동작에 더 신경 쓰는 등 충고를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직 허 감독의 마음을 100%% 충족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허 감독은 “수비력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공격 쪽에서 상대 수비를 괴롭히고 결정해주는 능력이 대표팀에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동국은 대표팀에서 부족한 수비 능력을 끌어올리면서도 결정적인 발탁 요인으로 거론된 공격 진영에서의 파괴력 있는 움직임을 동시에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희생정신은 필수

허 감독은 인터뷰 말미에 “5-10분을 뛰더라도 팀을 위해 희생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사실 이 부분이 허 감독이 가장 강조하고 싶어 했던 말이다.

대표팀은 최종예선을 거치며 중간에 위기도 맞았지만 허 감독의 ‘열린 귀’와 주장 박지성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대변되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사상 두번째 무패 월드컵행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 냈다. 더 강한 상대를 맞닥뜨려야 하는 본선 무대를 앞두고 자칫 팀에 해가 되는 행동은 치명적일 수 있다.

이동국이 이번 발탁에 그치지 않고 월드컵 본선까지 롱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한국 최고 스트라이커가 아닌 대표팀의 일원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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