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갈매기 狂팬 있으매”…롯데, 첫 ‘흑자 구단’ 홈런 꿈꾼다

  • 입력 2009년 7월 25일 02시 57분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롯데를 응원하고 있다. 롯데는 열광적인 팬들을 믿고 진정한 흑자 구단으로 발돋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의 야심에 찬 도전이 한국 프로 스포츠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이 롯데를 응원하고 있다. 롯데는 열광적인 팬들을 믿고 진정한 흑자 구단으로 발돋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의 야심에 찬 도전이 한국 프로 스포츠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 관중 150만명’ 수입 10% 늘듯… 자체 계약 광고만 40억 넘어

자이언츠 빌딩-자이언츠 식당… 브랜드 마케팅도 본격 시동

360만 시민 전체가 반기는 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주변 교통을 마비시키고 주변 상점 매출을 두 배 이상 올리는 팀. 아이들의 생일 때면 좋아하는 선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선물하는 팬을 가진 팀. 프로야구단 롯데가 올 시즌 야심 찬 계획을 실천 중이다.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의 진정한 흑자 구단 탄생이 머지않았다. 롯데는 한국의 뉴욕 양키스가 될 것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국내 프로 구단이 자생력을 갖춘 곳은 없다. 장부상 흑자라 해도 매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모그룹의 광고 협찬금 또는 지원금이다. 관중 동원이나 마케팅이 아닌 선수를 팔아 수익을 내는 곳도 있다.

롯데의 목표는 그룹 지원금 없이 순수하게 ‘관중과 인기’를 바탕으로 흑자를 내는 것이다. 나아가 구단을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독립된 사업체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 관중, 순수 광고 수입 폭발적 증가

롯데는 지난해 사직구장 입장권으로만 57억 원을 벌었다. 펜스, 전광판 등 구단 자체에서 수주한 광고 금액 15억 원, 중계권료 17억 원, 유니폼 등 기념품 판매액 30억 원, 기타 3억 원 등 모두 122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그룹 지원금은 127억 원을 받았다. 1년 동안 총 250억 원을 쓴 롯데는 그룹 지원금을 제외하면 계산상 128억 원의 적자를 본 셈이다.

10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메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롯데도 단숨에 이루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흑자 구단을 위한 여러 시도가 진행 중이다. 롯데는 사상 최고였던 지난해(137만여 명)보다 많은 150만 관중을 불러 모아 관중 수입을 10% 늘리는 것이 목표다. 보다 가깝게 경기를 볼 수 있는 익사이팅존과 가족석 등 좌석을 다양화하고 가격을 차별화한 것이 달라진 점이다.

광고 수입도 크게 증가했다. 모그룹에서 주는 광고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독자적으로 맺은 광고가 늘었다. 지금까지 자체 계약한 금액만 40억 원이 넘는다. 운동장 바닥 등 새 광고 매체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 부가가치 창출 기업으로 발전

기념품 판매도 수입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직구장에 기념품 매장인 자이언츠숍 2호점을 열었다. 부산 시내 롯데백화점 3곳에도 매장을 신설했다. 백화점에 프로구단의 기념품점을 연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반응은 아주 좋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자이언츠숍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유니폼을 선물하려는 주부와 좋아하는 선수의 등번호가 적힌 티셔츠를 찾는 젊은 여성이 많았다. 홍순제 매장 총괄 매니저는 “백화점 매장은 여성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그룹 계열사인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연계해 ‘강민호 김밥’ ‘이대호 햄버거’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자이언츠숍을 백화점 내에 여는 것은 롯데백화점에서 먼저 제안했다. 그만큼 그룹에서 롯데 구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 것이다. 박진웅 롯데자이언츠 대표이사는 “과거에는 그룹에서 광고 효과와는 상관없이 구단을 지원했지만 이제는 구단을 ‘효과 좋은 광고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도 해외 유명 구단처럼 ‘자이언츠 빌딩’ ‘자이언츠 식당’을 내고 운영하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클 것”이라며 “스포츠 구단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꿔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