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안!” 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와 0-0 비겨

  • 입력 2009년 6월 11일 02시 55분


박주영(위)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7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수 3명의 밀집 마크를 뚫고 헤딩슛을 날리고 있다. 박화용 기자
박주영(위)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7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수 3명의 밀집 마크를 뚫고 헤딩슛을 날리고 있다. 박화용 기자
北, 18일 사우디 이겨야 본선 자력 진출

“무패로 본선에 진출하겠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7차전. 한국은 열띤 공방 속에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4승 3무(승점 15점)가 된 한국은 1위를 유지했고 사우디아라비아(3승 2무 2패·승점 11점)는 북한에 골 득실차(북한 +2, 사우디아라비아 0)에서 뒤진 3위에 그쳤다. 북한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경기에서 이기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다. 이란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지 않는다면 북한은 비길 경우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 골 득실에서 앞서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전날 내린 비로 경기장은 6월치고 쌀쌀한 편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의 열기만큼은 뜨거웠다. 태극전사들은 90분간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고 3만2000여 명의 관중은 파도타기 응원 등을 펼치며 열렬하게 응원했다.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했지만 한국에는 한 치의 방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선수들은 경기 내내 빠른 템포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했다. 아랍에미리트와의 경기에서 투톱으로 나서 승리를 이끈 박주영(AS 모나코) 이근호(주빌로 이와타)가 그대로 나와 공격을 주도했다.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영표(도르트문트) 오범석(사마라 FC)의 자리는 김동진(제니트)과 김형일(포항 스틸러스)이 메웠다.

두 팀 모두 90분 내내 활발한 공격을 퍼부었다. 양 팀 통틀어 전반에만 8개의 코너킥과 19개의 프리킥 기회를 잡았지만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한국의 첫 공격은 박주영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6분 박주영이 페널티 지역 바깥 왼쪽에서 공을 잡아 그대로 중거리 슛을 날렸지만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이후 한국은 끊임없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골문을 두드렸다.

한국을 이겨야 본선 진출의 9분 능선을 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격도 매서웠다. 한국의 역습 기회를 침착하게 차단하며 짧은 패스 위주로 중앙 공격을 시도했다. 공격 기회를 잡을 때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골키퍼 이운재(수원 삼성)의 선방에 아쉬운 탄성을 내뱉어야 했다.

한편 본선 진출을 확정한 A조 호주는 바레인을 2-0으로 이기며 5승 2무(승점 17점)로 1위를 유지했다. 역시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일본은 카타르와 1-1로 비겼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양 팀 감독의 말▼

“이란전도 최선 다할 것”

○허정무 감독

홈경기라 이기고 싶었는데 비겨서 아쉽다. 하지만 해외 원정에 피로가 쌓인 선수들은 잘 싸웠다. 17일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오늘처럼 최선의 멤버로 경기에 임할 생각이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현지 적응을 위해 프로연맹 등과 협의해 내년 3, 4월경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에서 유럽 강팀과 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승점 1점에 만족”

○조제 페세이루 사우디아라비아 감독

결과에 만족한다. 한국이 강하게 밀어붙여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의 짜임새 있는 공격은 전술 훈련을 통해 이뤄진 것 같다. 특히 한국의 세트피스와 측면 돌파가 인상적이었다. 북한과의 경기도 오늘처럼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하지만 3점을 따낼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과 월드컵 본선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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