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 스페셜] 기록 뚝↓…박태환이 수상하다

  • 입력 2009년 5월 25일 08시 38분


자넷 에반스대회 부진 그 원인은?

단순한 부상 여파인가, 세계선수권의 적신호인가.

박태환(20·단국대)이 베이징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자유형200·400m 공식대회에 출전했지만 저조한 기록에 그쳤다. 박태환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자넷 에반스 인비테이셔널 수영대회 남자자유형200m 결선에서 1분47초43(1위), 400m결선에서 3분52초54(2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캘리포니아주 지역대회이기 때문에 등수에 큰 의미는 없다.

○세계선수권 모의고사, 올림픽 모의고사 성적보다 저조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자유형200m에서 1분44초85로 은메달, 자유형400m에서 3분41초8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종목 모두 아시아신기록. 이번 대회 결선기록은 올림픽 때와 비교하면 자유형400m는 10초 이상, 자유형200m에서는 2.5초 이상 뒤진다.

물론 올림픽 때 기록과 이번 대회 기록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아직 2009로마세계선수권까지는 두 달이 남아있어 박태환의 몸 상태가 100%%는 아니기 때문. 문제는 이번 기록이 2008년 4월, 올림픽을 넉 달 앞두고 참가한 제80회 동아수영대회 때보다 저조하다는 데 있다. 당시 박태환은 200m에서 1분46초26, 400m에서 3분43초59만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자신감을 회복했었다.

단순 비교하더라도 세계선수권을 두 달 앞둔 상황이라면, 현재 박태환의 페이스는 2008년 동아수영대회 당시보다 더 올라와있어야 한다.

○박태환전담팀, “어깨 부상 있었다”

SK스포츠단 박태환전담팀 관계자는 “처음부터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대회였다”면서 “몸 상태도 좋지 않았다”고 했다. 현지에서 박태환의 경기를 지켜본 아버지 박인호 씨는 “열흘 전, 수중훈련 도중 어깨 근육통이 생겨 최근 1주일간은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했다”면서 “(박)태환이 본인도 열심히 훈련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스러워했다”고 털어놓았다.

하루에 200·400m예선·결선을 모두 치러 체력적인 부담도 따랐다. 박태환의 400m결선기록은 예선기록(3분50초27)보다 떨어졌다. 전담팀은 “실외수영장인데다가 기온이 섭씨 28도까지 올라간 점, 경기장시설이 미비해 대기시간 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던 점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노민상 감독 “부상 감안하더라도 실망스럽다”

이번 대회 박태환의 400m구간기록을 확인한 수영대표팀 노민상 감독은 “하루에 여러 경기를 치른 점과 부상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저조한 기록”이라면서 “마치 1500m구간기록 같아 실망스럽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박태환은 제80회 동아수영대회 자유형400m에서 초반50m를 26초18만에 헤엄쳤고, 줄곧 28초대를 유지하다 막판 50m에서 26초79로 힘을 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초반50m에서 27초14를 기록한 뒤, 나머지 7구간 중 1구간을 제외하고는 29초대에 머물렀다. 마지막50m에서는 29초77로 가장 기록이 안 좋았다. 초반 스피드뿐 아니라 지구력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막판 스퍼트도 실종된 것. 한 수영관계자는 “훈련량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기록형태”라고 했다.

노민상 감독은 “남은 기간은 50일 뿐이지만 (박)태환이의 생체리듬을 활용해 천부적인 탄력을 최대한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노 감독은 훈련기간이 짧은 것을 고려해 장시간의 훈련이 필요한 1500m보다는 200·400m에 주력할 계획이다. 박태환은 24일 1500m결선에 출전한 뒤, 29일 귀국할 예정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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