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 ‘그들만의 리그’…갈 길 멀었다

  • 입력 2009년 4월 27일 10시 17분


결과는 희망적이었지만 한국 럭비는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 대표팀과 싱가포르의 2009 HSBC 아시아 5개국 럭비 대회 개막전이 열린 25일 성남 종합운동장. 한국은 전반에만 5개의 트라이를 성공하는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며 작년 디비전 1로 승격한 상대를 65-0으로 제압했다.

국내에서 럭비는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이다.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은 관중들이 찾은 스탠드는 세계랭킹 22위(15인제)인 한국 럭비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했다. 오히려 외국 팬들이 많아 보일 정도. 전국 아마추어 55개, 실업 5개를 합쳐 총 60개란 팀 숫자는 그 한계를 의미한 또 다른 대목이다.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 무대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일본만 해도 전체 팀 수가 6000개를 넘는다.

예나 지금이나 럭비는 홍보와 마케팅, 행정 등 여러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그저 럭비인들만 열광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계속되는 이유. 대한럭비협회 고위 관계자는 “그간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경기 개최 여부조차 잘 모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슈가 있으면 언론과 팬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지사.

한바탕 홍역을 치른 ‘경기장 구하기’ 소동도 미흡한 행정처리가 빚은 해프닝이었다. 이미 성남 종합운동장은 26일 성남-제주간 K리그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타도시의 비협조로 경기장을 구하지 못한 럭비협회는 성남시와 뒤늦게 접촉했고, 어렵사리 경기장을 대여했다. 결국 이런 부분은 경기력이 아닌 행정력에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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