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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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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전창진 감독은 경기 전 “KCC 하승진을 막기 위해 수비 방식을 바꿨다. 우리는 골밑보다 외곽 슛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떨어지기 전인 3쿼터까지 점수 차를 벌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쿼터 종료 4분 5초를 남기고 53-42, 11점 차로 달아나는 덩크슛을 꽂아 넣은 선수는 하승진이었다. 데뷔 첫해에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게 된 그는 “수비가 달라진 건 몰랐다. ‘꼴통’ 같은 나를 잘 이끌어 준 (추)승균이 형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KCC가 4년 만에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KCC는 1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서 동부를 87-64로 꺾었다. 지난해까지 24차례 열린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것은 모두 20회(83.3%)나 되지만 올 시즌은 1차전에서 이긴 모비스와 동부 모두 탈락했다. 정규시즌 3위(KCC)와 4위(삼성)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두 팀의 챔피언 결정전 맞대결도 처음. KCC는 지난해 처음으로 플레이오프(4강)에서 삼성과 만났지만 3연패했다.
초반만 해도 접전이 이어졌다. 2쿼터를 마쳤을 때 스코어는 39-38로 KCC의 1점 차 리드. 2쿼터 막판 KCC에 연속 7점을 내준 동부는 종료 직전 표명일이 하프라인에서 던진 슛이 림으로 들어가며 분위기를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KCC는 3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8득점에 성공해 47-38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4차전에서 30점을 몰아넣으며 KCC를 벼랑 끝에서 탈출시켰던 하승진은 30분 4초를 뛰며 18득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소리 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은 14점을 보탰다. 동부 김주성은 37분 4초 동안 11득점, 4리바운드에 그쳤다. 2005∼2006시즌부터 KCC 사령탑을 맡아 처음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허재 감독은 “팀 컬러가 아예 바뀔 정도로 힘든 시즌이었는데 믿고 따라 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은 18일 오후 3시 KCC의 안방인 전주에서 열린다.
원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