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일부 구단이 연일 가수, 개그맨, 탤런트 등 연예인을 시구자로 동원할 때도 히어로즈는 달랐다. 9일에는 양천구청 환경미화원 이영만 씨를, 10일에는 양천우체국 집배원 곽봉석 씨를 마운드로 초대했다. 11일에는 고려대 야구 동아리 학생들이 시구의 영광을 안았다. 자신들이 얼마나 야구를 사랑하는지에 관한 사연을 구단에 보냈기 때문이다. 야구 종주국 미국에서는 야구나 홈팀 연고 지역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인물들에게 시구의 기회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운드로의 초대'. 히어로즈의 올 시즌 시구 테마다. 유명인을 '모시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는 '리틀 히어로'에게 추억에 남을 만한 시구 기회를 선물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에는 "감동적인 시구자 선정에 박수를 보낸다"는 등의 글이 올랐다. 히어로즈는 "시구할 연예인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한 연예기획사의 선심도 정중히 거절했다. 히어로즈 측은 "우리가 말하는 히어로즈는 초능력을 발휘하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며 "있어도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없으면 굉장히 불편한 우리 이웃의 작은 영웅들을 계속 초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