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더티플레이…일본, 매너는 졌다

  • 입력 2009년 3월 25일 07시 50분


나카지마, 7회초 송구 고영민 무릎 잡아 수비 방해

“일본 애들 왜 이래요?”

24일(한국시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이 열린 다저스타디움 현장에서 방송 해설을 했던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7회초 한국의 병살플레이를 지켜보다 이렇게 발끈했다.

평소의 젠틀한 허 위원의 이미지를 감안할 때, 생방송 중 이렇게 격한 언사를 꺼내는 경우는 지극히 드문 일이다.

발단은 일본의 1루주자 나카지마의 비신사적 플레이에서 비롯됐다. 1사 1,3루 상황에서 정현욱은 일본 4번타자 조지마를 3루 땅볼로 유도했다.

3루수 이범호가 2루수 고영민에게 송구했고, 다시 1루의 김태균에게 던져서 병살플레이를 완성시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나카지마가 손으로 고영민의 무릎을 잡아끄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주자는 더블아웃을 피하기 위해 2루수의 송구 방해를 유도하는 손동작이나 슬라이딩을 취하지만 직접 접촉으로 플레이를 방해하는 행위는 야구의 불문율 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나카지마의 플레이는 최악의 경우, 고영민의 무릎을 상하게 할 수도 있는 악질적인 행위였다.

얼마나 적나라했는지 2루심 론 쿨파는 수비 방해를 곧바로 지적, 고영민의 1루 송구에 관계없이 타자주자 조지마의 아웃까지 선언해버렸다.

그러고도 일본 측은 왜 수비방해인지 의아해하는 듯한 적반하장의 제스처까지 보여줬다.

이에 앞서서도 나카지마는 6회말 유격수 수비 중엔 볼넷으로 출루한 한국 1루주자 이용규의 도루 시도 때도 아찔한 충돌을 연출했다.

어찌나 세게 부딪혔는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로 들어간 이용규의 헬멧이 부서져서 파편이 튀어나갔을 정도였다.

일본은 20일 한국과 4번째 대결이었던 순위결정전에서도 좌완선발 우쓰미가 이용규의 머리 뒷부분을 맞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유발했다.

이용규는 바로 교체됐고,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고의성을 강하게 의심한 한국 선수단은 격앙됐다.

김인식 감독이 자제를 당부한 덕분에 보복이 벌어지지 않았고, 우쓰미가 이후 비공식적 경로로 사과 의사를 표시했다지만 머리를 겨냥한 직구는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다.

이런 일본야구의 노골적인 플레이에 대해 한국 선수단은 의연하게 자기 플레이에만 집중했다. 경기는 아쉽게 내줬지만 매너에선 이긴 셈이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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