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구단 어디가 웃었나

  • 입력 2009년 3월 20일 18시 43분


'LG, 한화는 맑음, SK는 흐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야구 대표팀 선수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국내 프로야구단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소속 선수가 돋보이는 활약을 한 구단은 이를 재빨리 구단 홍보와 마케팅으로 연결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반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선수의 소속팀은 표정이 어둡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가장 쾌재를 부른 구단은 일본전에 두 차례 선발로 나가 2승을 올린 봉중근의 소속팀 LG.

봉중근이 9일 일본과의 아시아 라운드 1,2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되자 LG는 이틀 뒤 '의사(醫師) 봉중근' 티셔츠 300장을 만들어 구단 홈페이지 쇼핑몰을 통해 판매했다.

봉중근의 얼굴 사진과 함께 '3월 9일 도쿄 의거, 입치료 전문의 닥터 봉'이라는 문구를 넣은 이 티셔츠는 하루 만에 모두 팔릴 만큼 반응이 좋았다. '입치료'는 일본 대표팀 스즈키 이치로를 빗댄 표현이다.

대만과의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날린 LG 이진영은 18일 일본과의 8강 라운드 승자결승전에서도 2타점 결승타를 날리는 등 이번 대회 들어 7타점을 올렸다.

'국민 사령탑' 김인식 감독의 소속 구단인 한화도 표정이 밝다. 김 감독이 3년 전 1회 대회에 이어 또 다시 4강 진출을 이뤄낸 데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대표팀 타선을 이끌고 있기 때문.

이범호는 홈런 3개와 타율 0.375로 팀 내 1위. 2개의 홈런을 친 김태균은 가장 많은 9타점을 기록 중이다.

한화는 두 선수의 활약이 돋보이자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김태균 선수 영문 별명 지어주기', '이범호 선수에 어울리는 꽃 이름 지어주기'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반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는 표정이 어둡다. 믿었던 '일본 킬러' 김광현이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1과 3분의 1이닝 동안 8점이나 내주며 패전 투수가 됐고, 유격수 최정도 20일 일본전에서 1루 악송구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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