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야구 if] 5회 1사 만루 정현욱의 K가 없었더라면…

  • 입력 2009년 3월 17일 08시 05분


선수들이 시차를 극복하면서 타격 컨디션을 회복, 투수친화적인 구장에서 기대 이상으로 세 개 홈런을 때려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같은 대회는 코칭스태프의 게임 운영 능력, 상대 전력 분석의 효율성, 투수교체 타이밍, 선수들의 재치 있는 상황판단과 응용력 등에서 승부가 갈리는데 우리가 모든 면에서 멕시코를 압도했다.

2회초 선제점을 내준 뒤 이범호의 홈런에 의해 추격점이 나온 것이나 4회 김태균이 상대 집중 견제 속에서도 역전 홈런을 쳐주는 등 게임 흐름도 좋았다.

김태균은 좁은 스트라이드 폭이 갖는 장점을 십분 활용, 어떤 투수와도 승부해 이겨낼 수 있는 무서운 타자임을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절체절명의 5회 1사 만루 위기

3-2로 앞선 5회초, 한국은 1사 1·2루에서 이범호의 실책으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가장 큰 고비였지만 이번 대회 한국 투수 중 가장 위력적인 볼을 뿌리고 있는 정현욱은 5번 스콧 헤어스턴을 삼진으로, 6번 호르헤 바스케스를 내야땅볼로 유도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만약 이 위기에서 실점을 했다면 게임 양상은 전혀 다른 쪽으로 흐를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였다.

○영리한 야구를 한 한국

멕시코전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한국 선수단이 영리한 야구를 했다는 점이다.

6회 이범호의 페이크 번트 앤드 슬러시 성공이나, 전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고영민이 7회 선두 타자로 나와 기습 번트로 상대 의표를 찌른 것 등이 대표적이다.

보완해야 할 점은 멕시코전 주심의 경우, 스트라이크존이 상당히 좁은 편이었는데 초반에 우리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 점과 일부 두세명 타자의 경우 상황에 맞지 않는 스윙을 한 점 등이다.

점수차가 벌어졌을 때는 괜찮지만 박빙 승부의 경우엔 그런 작은 차이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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