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WBC 독무대… 아시아 넘어 ‘글로벌 해결사’ 우뚝

  • 입력 2009년 3월 17일 07시 38분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로!’

16일(한국시간) 멕시코전에 앞서 김인식 감독이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한 교민이 대표팀 관계자를 통해 감기약과 목캔디를 선물했다.

그리고 김태균에게는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 클로버를 선물했다.

그 행운을 받은 것일까. 김태균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한 첫판인 멕시코전에서 다시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며 팀의 8-2 대승을 이끌었다.

2-2 동점이던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메이저리거인 상대 좌완 선발 올리버 페레스로부터 볼카운트 2-1에서 바깥쪽 직구를 잡아당겨 역전 결승 솔로홈런을 빼앗았다.

공은 샌디에이고의 밤하늘에 무지개를 그리며 깊숙한 좌중간 외야 관중석에 꽂혔다.

4-2로 살얼음판 리드를 이어가던 7회 무사 2·3루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익선상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날 5타수 2안타 3타점. 도쿄 1라운드 4경기에서도 모두 타점을 올렸고, 이날까지 WBC 전 경기 타점이자 5연속경기 타점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성적은 이번 WBC 출전국 선수 중 김태균이 유일하다.

6일 대만전 결승 2타점, 7일 일본전에서 2점홈런으로 2타점, 8일 중국전 1타점, 9일 일본과의 1·2위 결정전 결승 1타점. 이날까지 총 9타점으로 이번 WBC에 참가한 448명의 선수 중 타점 단독 1위로 뛰어나갔다.

2위는 7개로 일본의 무라타 슈이치, 베네수엘라의 멜빈 모라, 멕시코의 아드리안 곤살레스다. 5경기에서 총 17타수 7안타(2홈런)로 타율 0.412를 기록 중이다.

한국이 4승1패를 거둔 가운데 3경기에서 결승타점을 기록했다. 정교함과 장타력, 그리고 클러치히터의 면모까지 모두 갖춰 상대팀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이날 멕시코의 비니 카스티야 감독은 4회 김태균에게 홈런을 맞은 뒤 5회와 7회 그의 타석 때 잇달아 투수를 교체하면서 경계했다.

일본의 한 기자는 경기 후 “이승엽이 없어서 한국 타선이 약할 줄 알았지만 김태균이 그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3년 전에는 이승엽이 홈런(5)과 타점(10) 1위에 올랐는데 이번에는 김태균이 이승엽 이상의 타점생산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태균은 경기 후 “상대 선발 공이 위력적이지 않았다. 첫 타석에서 병살타를 쳐서 다음 타석만 기다리고 있었다.

‘왔다’ 생각하고 배트를 돌렸는데 높은 볼이 들어왔다”면서 활짝 웃었다.

그는 일본과의 재대결에 대해 “강팀이라 설레고 흥분된다. 많이 만날 것 같은데 앞 선수들이 찬스를 만들어주면 날려버리지 않도록 하겠다. 꼭 이기고 싶다”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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