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완봉구 사수작전 ‘이에는 이’

  • 입력 2009년 3월 11일 07시 52분


‘이에는 이!’

한국 대표팀이 9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1위 결정전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7일 2-14로 치욕의 콜드게임패를 당한 뒤 이틀 만의 설욕전. 갖가지 뒷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마지막 승리구에 얽힌 사연도 재미있다.

임창용이 9회말 일본의 마지막 타자 오가사와라를 1루땅볼로 처리하면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는 순간, 한국야구위원회(KBO) 박근찬 과장은 미친 듯이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확정하는 순간 선수들과 부둥켜안고 환호성을 지른 인물. 그 장면이 TV를 통해 리플레이될 때 팬들 중에는 그라운드에서 팔짝팔짝 뛰는 그를 보고 “저 사람 누구야?” 혹은 “저 선수 이름 뭐냐”고 묻기도 한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때도 그렇지만 이번 WBC에서도 문정균 과장과 함께 대표팀의 궂은 일을 도맡아 선수단을 뒷바라지하는 살림꾼이다.

선수들은 기쁜 표정을 애써 감추는데 그가 뛰어나가자 주위에서는 “이번에도 박 과장이 제일 좋아하는 모양”이라며 박장대소했다. 그러나 이번엔 선수들과 얼싸안고 춤을 추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박 과장은 미국행 전세기 안에서 그 이유를 털어놨다.

“일본이 우리를 상대로 역사적인 콜드게임승을 거뒀다며 승리구를 전시한다고 하잖아요.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일본을 상대로 역사적인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뒀으니 전시해야죠. 1루수 김태균이 마지막 공을 관중석에 던질까봐 미친 듯이 달려가 챙겨놨어요”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피닉스(미 애리조나주)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화보]일본 스포츠신문을 통해 본 한·일전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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