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아라운드 1위…일본에 콜드게임패배 설욕

  • 입력 2009년 3월 9일 22시 42분


한국야구대표팀이 다시 한 번 ‘일본야구의 심장’ 도쿄돔을 지배했다. 7일(한국시간) 경기에서 당한 콜드게임의 수모도 깨끗하게 설욕했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아시아라운드(A조) 1,2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3승1패를 기록, 2승1패에 그친 일본을 따돌리고 아시아라운드 우승을 차지했다. 2회 연속 아시아라운드 제패. 이미 본선라운드 진출권을 따냈던 한국은 우승상금 30만 달러를 추가해 총 100만 달러를 확보했다.

A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B조 2위팀과 미국에서 열리는 본선라운드 첫 경기(16일)를 갖는다.

기분 좋은 1점차 승리를 거둔 한국은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도쿄돔은 일본프로야구의 심장으로 통하는 곳. 한국은 지난 1회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도쿄돔에서 승리, 일본야구의 자존심을 2회 연속 짓밟았다.

봉중근(한국)과 이와쿠마가 선발 대결한 이날 경기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숨막히는 투수전이 펼쳐졌다.

봉중근은 위력적인 직구와 정교한 제구력으로 일본 타자들을 잠재웠다. 허를 찌르는 커브도 날카로운 각을 형성하며 헛스윙을 유도했다. 일본선발 이와쿠마의 피칭도 인상적이었다. 지난해 퍼시픽리그 사와무라상을 차지했던 이와쿠마는 고속포크볼을 앞세워 많은 땅볼아웃을 만들어냈다. 두 투수는 3회까지 1점도 내주지 않으며 전광판을 ‘0’으로 채워 갔다.

0의 균형은 4회초 한국대표팀의 공격에서 무너졌다. 한국의 새로운 ‘해결사’ 김태균이 깨끗한 적시타를 때려낸 것. 김태균은 이종욱의 볼넷과 정근우의 안타로 잡은 무사 1-2루 찬스에서 3루수 옆을 꿰뚫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1-0.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잦은 주루미스로 추가 득점에 실패했지만 봉중근-정현욱(6회)-류현진(8회)-임창용(8회)이 이어 던진 투수진이 일본의 강타선을 완벽하게 봉쇄, 짜릿한 1-0 완봉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봉중근이었다. 봉중근은 부담스러운 선발등판이었음에도 흔들림 없는 피칭으로 일본의 강타자들을 솎아냈다. 5⅓이닝 3안타 무실점. 봉중근의 피칭은 일본의 야구영웅 이치로와의 대결에서 더욱 돋보였다. 봉중근은 이치로와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땅볼아웃을 잡아내며 일본의 득점루트를 사전에 차단했다. 눈부신 호투를 선보인 봉중근은 이선희-구대성-김광현과 함께 ‘좌완 일본킬러’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봉중근에 이어 등판한 투수들의 피칭도 흠 잡을 곳이 없었다. 국제경험이 없었던 정현욱은 일본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했고,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아시아 최고의 마무리투수다운 피칭으로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짧은 투구였지만 류현진도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 제 몫을 해냈다.

공격에서는 김태균이 돋보였다. ‘김별명’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한국야구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김태균은 이날 경기에서도 결승타점과 멀티히트를 기록해 4번타자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김태균은 이번 대회에서 홈런 1 타점 6 타율 0.417의 특급성적으로 이승엽의 빈자리를 잊게 했다.

일본은 자국리그의 정상급 투수인 이와쿠마-다르빗슈-후지카와 등을 모두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으나 한국의 높은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해 안방에서 눈물을 흘렸다.

우승으로 아시아라운드를 마감하긴 했지만 한국은 ‘베이스런닝 미숙’과 ‘하위타선 공격력 부재’라는 두 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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