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닫힌 주말골퍼 지갑 열어라”

  • 입력 2009년 2월 21일 03시 02분


장기 불황의 여파에 시달리고 있는 골프용품 업체들은 새봄을 앞두고 더욱 애가 탄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신제품이 쏟아지는 시기인데도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말 골퍼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이색 마케팅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최근 TV 전파를 타기 시작한 나이키골프의 새 CF는 3명의 타이거 우즈가 동시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09년 주력 제품인 ‘VR(빅토리레드) 아이언 시리즈’를 소개하는 내용인데 3가지 서로 다른 헤드 타입(단조 블레이드, 2단 캐비티, 풀 캐비티)과 성능을 나타낸다.

‘스타 마케팅’으로 유명한 나이키골프는 지난해 무릎 수술 후 8개월째 쉬고 있는 우즈의 복귀에 맞춰 이 CF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골프가 연간 수천만 달러를 들여 스폰서하고 있는 우즈를 위기 탈출을 책임질 구원투수로 여기고 있는 셈이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골퍼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발품 마케팅도 두드러진다.

던롭코리아는 독자적인 시타 팀을 운영해 전국의 대형 연습장에서 시타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행사 참가자에게는 3박 4일 무료 렌털, 스윙 촬영 CD 등을 제공하고 있다.

던롭코리아 김세훈 마케팅팀장은 “불경기를 맞아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클럽 체험 기회 확충, 애프터서비스(AS) 기간 1년 연장, 샤프트 교체 비용 인하 등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캘러웨이골프는 최근 새 드라이버 ‘디아블로’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온라인 동호회와 스크린골프 동호회 회원을 초청해 장타 대회를 열었다. 화려한 호텔 론칭쇼의 거품을 빼고 직접적인 타깃 계층을 대상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효과를 누렸다는 게 이 회사 김흥식 이사의 설명이다.

타이틀리스트와 코브라를 판매하는 아쿠쉬네트 코리아도 지난해 150회였던 시타 행사를 올해 300회 이상 개최할 예정이다.

하나의 클럽으로 여러 개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제품도 나온다.

테일러메이드는 다음 달 혁신적인 드라이버 ‘R9’을 국내에 출시한다. 이 드라이버는 정해진 스펙에 맞춰 사용하는 게 아니라 골퍼 스스로 간단한 조작만으로 자신의 스윙과 코스에 맞춘 24가지 종류의 모델로 변형시킬 수 있다. 비행 탄도 조절 기술과 무게 중심 이동 기술을 결합해 페이스 각도, 로프트 각도, 라이 각도와 무게 중심을 쉽게 바꿀 수 있어 최대 75야드까지 거리 조절이 가능하다. 평소 드라이버를 2개 갖고 다니는 골퍼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으며 그만큼 비용 절감도 된다는 게 이 업체의 설명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팻 페레스(미국)는 지난달 밥호프클래식에서 이 드라이버로 생애 첫 승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