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콕 황제들 지도자로 만나다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1분


코리아 슈퍼시리즈 참가… “용대 덕분에 뜬 배드민턴, 힘 합쳐 키워보자”

“박 선생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김동문·33)

“이제 김 감독이라고 불러야 하나.”(박주봉·왼쪽)

시대를 달리하며 ‘한국 배드민턴의 황제’로 이름을 날렸던 두 스타가 지도자로 변신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요넥스 코리아 슈퍼시리즈가 열린 14일 서울 올림픽 제2체육관.

‘셔틀콕 대통령’으로 불린 박주봉 일본 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캐나다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 김동문 코치와 반갑게 신년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현역 시절의 풍부한 경험을 살려 해외에서도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2005년부터 4년째 일본 대표팀을 지도해온 박 감독은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처음으로 동메달을 따게 한 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여자 복식을 4강에 올려놓았다. 3월 말 계약이 끝나지만 일찌감치 내년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현역 시절 국제대회 혼합 복식 70연승에 14개 대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세웠던 김 코치는 은퇴 후 2006년 캐나다 캘거리로 유학을 떠난 뒤 아카데미를 개설해 호평을 받고 있다. 외국 지도자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에게는 묘한 인연도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 복식 결승에서 박 감독은 나중에 김 코치의 부인이 된 나경민과 짝을 이뤘으나 길영아와 호흡을 맞춘 김 코치에게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박 감독과 김 코치는 “이용대 덕분에 배드민턴 열기가 뜨거워진 것 같다. 용대도 자만하지 말고 계속 성장해야 한다. 우리도 힘을 합치고 싶다”며 손을 맞잡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동아일보 김종석 기자

※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송충현(27·중앙대 신문방송학과 4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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