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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12일 0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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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의 아이콘’ 김광현
김광현은 기자단 투표 중 272표를 얻어 2위 KIA 윤석민(44표)을 압도했다. 수상자로 단상에 오른 김광현은 황금색 글러브 트로피를 잠시 살피더니 “골든글러브는 왼손잡이용일까 오른손잡이용일까, 전부터 궁금했어요. 보니까 오른손잡이용이네요. 내년에 제가 다시 수상할 땐 왼손잡이용으로 제작해 주시겠습니까?”라는 당돌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찰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엄숙하고 긴장된 상황에서도 유쾌할 수 있는 이런 사고방식은 스무살 김광현 또래가 공유하는 가치관에 가깝다. 단지 ‘야구샛별’이 아닌 ‘20대 신인류의 아이콘’이란 이미지까지 준다.
김광현이 야구를 잘 하니까 자신감이 넘쳐서 말이 거침없어진 것은 아니다. 2006년 4월 28일 SK 입단 기자회견부터 “제2의 류현진이란 말은 좀 그렇다. 내가 현진이 형보다 더 잘할 수 있다”, “은퇴하기 전까지 200승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김광현이다. 이 탓에 설화를 겪어 마음고생도 했지만 김광현의 솔직담백한 화법은 여전하다.
김광현 세대의 특징은 이런 말이 치기어린 허풍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지는 점이다. 도발에 가까운 자신감은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시리즈, 한국시리즈 같은 전 국민이 주시하는 빅게임과 맞닥뜨려도 긴장하지 않고, 오히려 즐기게 되는 원동력이다.
수상 후 “내년 WBC 대회를 대비해 내일부터 연습해야 된다”고 말하는 근성과 책임감도 이 세대의 교집합이다.
○‘골든 제너레이션’의 득세
이번 골든글러브에는 두산 이종욱 김현수(이상 외야수), 롯데 강민호(포수) 등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주역들이 대거 진입했다. 투수 부문은 수상자 김광현을 비롯해 2-3위인 윤석민과 류현진(한화)이 ‘대한민국 빅3 에이스’를 구성했다.
예년에 비해 유독 부침이 심했는데 지명타자 홍성흔, 외야수 카림 가르시아, 2루수 조성환, 유격수 박기혁(이상 롯데)이 기존 강자들의 아성을 깼다. 1루수 김태균(한화)과 3루수 김동주 정도가 현 포지션에서 첫 골든글러브 수상이 아닌 예외 케이스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화보]2008 골든글러브 시상식 유니폼 벗고 정장 입은 야구 스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