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2인의 인생유전

  • 입력 2008년 11월 28일 02시 59분


▼FA 홍성흔, 갈매기 둥지로 이적 연봉 2억7900만원에 1년 계약▼

두산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홍성흔(31·사진)이 ‘거인 군단’으로 둥지를 옮겼다.

롯데는 27일 홍성흔과 올해 연봉 1억8600만 원에서 50% 인상된 2억7900만 원에 1년 계약했다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팀의 공격력을 강화하기 위해 홍성흔을 영입했다”며 “지명타자나 포수, 1루수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출전 경기와 타율, 타점 등에 따른 세부 옵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옵션을 달성하면 1억 원이 넘는 보너스를 지급하고 내년 연봉에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홍성흔은 “나의 가치를 인정해 준 롯데에 감사한다. 야구 도시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의 일원이 돼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년에 롯데의 4강 진출은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홍성흔에게 부산은 낯설지 않다. 아내 김정임(35) 씨의 고향이 부산 영도구이기 때문.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오버맨’으로 불리는 그는 “원정 때 사직구장의 열띤 응원에 매료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1999년 두산에 입단한 홍성흔은 통산 타율 0.291에 107홈런 594타점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정들었던 포수 마스크를 벗고 지명타자로 뛴 그는 타율 0.331(타격 2위)에 8홈런 63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시즌 초 마해영의 ‘깜짝 활약’ 이후 내내 마땅한 지명타자를 찾지 못한 롯데로서는 홍성흔의 영입이 반갑다.

반면 구단에 “홍성흔은 꼭 잡아 달라”고 부탁했던 김경문 두산 감독은 그의 이적 소식에 적잖이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SK, 두산 방출 안경현 영입 추진 안경현 “받아준다면 고마울 따름”▼

“한국의 나카무라 노리히로(35)가 되지 않을까요?”

프로야구 SK 민경삼 운영본부장은 두산에서 방출된 안경현(38·사진)의 영입을 추진 중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나카무라는 일본 프로야구의 풍운아다. 1992년 긴테쓰(현 오릭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05년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로 이적했지만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128에 홈런 없이 3타점에 그친 뒤 방출됐다.

그는 2006년 친정팀 오릭스에서 다시 방출된 뒤 이듬해 테스트를 받는 ‘수모’를 감수하며 주니치에 입단했다. 연봉은 2억 엔(약 31억 원)에서 무려 97%가 삭감된 600만 엔(약 7600만 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타율 0.293에 20홈런 79타점, 올해는 타율 0.274에 24홈런 72타점을 올리며 부활했다.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나카무라는 또다시 다른 팀 이적을 선언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68에 363홈런 1112타점.

민 본부장은 27일 통화에서 “안경현은 현역으로 뛸 능력이 있고 SK에 필요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는 이재원 대신 안경현을 1루수와 대타 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SK는 조만간 안경현을 만나 연봉 등 구체적인 협의를 할 예정이다.

안경현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1992년 OB(현 두산)에 입단해 올해까지 17년 동안 같은 팀에서 뛰었다. 1995년과 2001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이었다. 통산 타율은 0.275에 119홈런 715타점.

하지만 올 시즌에는 5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7에 1홈런, 12타점에 그쳤다. 젊은 선수들에게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두산은 안경현에게 은퇴 후 지도자 연수를 권했다. 하지만 안경현은 “선수로서 마지막 도전을 하고 싶다”며 방출을 요청했고 구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안경현은 요즘 구리의 집 근처 헬스클럽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그는 “SK에서 받아준다면 고마울 뿐”이라며 “이제는 해마다 현역 생활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뛰겠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에서 방출된 것에 대해 “구단과 충분히 얘기한 만큼 서운한 마음은 없다”고 했다.

“지난해 부진했던 것은 손가락 부상으로 훈련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2군에 내려가면서 의욕이 떨어지기도 했고요. 내년에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죠.”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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