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체조 올림픽 첫메달 꿈꿔요”

  • 입력 2008년 11월 26일 03시 02분


22년만에 국제대회 金 여고생 박은경의 포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체조 첫 메달을 기대해주세요.”

한국 남자체조는 역대 올림픽에서 은메달까지 따내고 금메달을 목표로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여자체조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20년간 올림픽 단체전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며 하향세를 걷고 있다. 올림픽 메달은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단비 같은 소식이 카타르에서 들려왔다.

19일 끝난 제4회 아시아체조선수권대회에서 박은경(17·광주체고·사진)이 여자 개인종목별 평균대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 여자체조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이후 22년 만이다.

귀국 뒤 허리 부상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는 그는 “마루에서도 실수만 안 했으면 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라며 ‘기쁨’보다 ‘아쉬움’을 먼저 나타냈다.

그는 국내에서 독보적이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4관왕, 올해도 5관왕을 휩쓸었다. 평균대와 마루가 강점인 그는 두 종목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근접해 있다.

광주체고 최규동 감독은 “은경이는 몸이 길어 보이는 등 신체조건이 좋아 조금만 더 노력하면 올림픽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은경의 체조 입문 과정을 들어보면 그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체조부 테스트가 있었는데 당시 그는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체조가 꼭 하고 싶었다. 그래서 떨어졌지만 하고 싶다고 졸라 체조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은 그에게는 두 번째 태극마크. 그는 “처음 참가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너무 긴장해 실수가 많았다. 내년 세계선수권에서는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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