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KPGA투어 결산] 스타탄생 목마른 ‘춘추전국시대’

  • 입력 2008년 11월 18일 09시 01분


한-중 투어 KEB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던 2008 한국프로골프(KPGA)시즌이 16일 NH농협 KPGA선수권대회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감했다.

올 시즌 치러진 19개 대회에서 챔피언은 14명이나 배출됐지만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절대 강자는 탄생하지 않았다.

각각 2승씩을 차지한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 황인춘(34·토마토저축은행), 배상문(22·캘러웨이), 최경주(38·나이키골프), 앤드류 매킨지(호주) 등 무려 다섯 명이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다수의 챔피언이 배출되는 것은 선수 개인으로서는 영광이지만 투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걸출한 스타의 탄생이 절실하다.

지난 시즌의 화두는 괴물 신인 김경태(22·신한은행)와 2006년 상금왕 강경남(25·삼화저축은행)의 격돌이었다. 이들은 각각 3승을 비롯해 7번의 ‘톱10’진입을 이뤄내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고 결국 김경태가 간발의 차이로 상금왕을 획득하며 팬들에게 시즌 마지막까지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뚜렷한 강자나 대결구도 없이 싱겁게 막을 내렸다.

그나마 하반기까지 화제가 됐던 김형성과 황인춘의 상금왕 각축전도 배상문이 한국오픈에서 우승(상금 3억)하며 단숨에 5위에서 1위로 올라서면서 힘을 잃었다. 상금랭킹 1위에 오른 배상문이 미국 진출 준비로 하반기 4개 대회를 불참한 것도 맥 빠지는 일이었다.

준우승 네 차례를 포함해 ‘톱 5’에 7번, ‘톱 10’에는 12차례나 진입하며 올시즌 상금왕 배상문보다 내용면에서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둔 김형성의 뒷심 부족도 아쉬웠다. 평균 타수 1위(71.1타), 그린 적중률 1위(69.7%), 평균 퍼트수 4위(1.8개) 등 성적을 결정짓는 주요 항목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고도 2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각각 3승씩을 차지하며 한국프로골프투어 무대를 휘어잡은 김경태의 일본 진출과 강경남의 부진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대회 숫자가 증가하면서 탄탄한 체력과 체계적인 기술을 다져온 20대 선수들이 투어를 점령하는 현상은 올해도 이어졌다.

골프 신동 김대섭(27.삼화저축은행)의 재기와 김위중(27.삼화저축은행), 강경술(21.김안과병원) 등의 무명 탈출도 20대 돌풍의 한 축을 담당했다. 중견 프로들이 자존심 회복을 벼르며 절치부심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올 시즌 우승자 14명 가운데 30대 선수는 황인춘, 최호성(35), 김형태(32·테일러메이드) 등 3명 뿐이고 40대 선수로는 강욱순(42.안양베네스트)이 유일하게 우승을 차지하며 노장의 자존심을 지켰다.

2년째를 맞은 외국인 시드 제도 역시 투어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했다. 올해 3개 대회에서 2명의 외국인 우승자를 배출했고 특히 매킨지는 첫 외국인 다승 선수가 되는 영광을 차지하며 코리안 드림을 실현했다.

2004년 8개 대회로 치러졌던 한국프로골프는 2005년 16개, 2006년 18개, 2007년 17개에 이어 올해는 19개 대회가 개최돼 선수들이 투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상금 규모 면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에 이어 세계 4대 투어로서의 위상을 갖추는 성과를 얻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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