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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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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모비스 김효범(25·195cm·사진)은 요즘 이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유재학 감독의 지명을 받았다. 본토 농구를 익힌 기대주로 주목받았지만 국내에서 지나친 나 홀로 플레이로 ‘동네 농구’를 한다는 비난 속에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그런 김효범이 올 시즌 주전 자리를 꿰차고 모비스의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공수에 걸친 눈부신 활약으로 약체로 꼽히던 모비스가 공동 2위까지 오르는 데 앞장섰다. 평균 출전 시간은 팀 내 2위인 평균 34분에 경기당 17점을 터뜨리고 있다.
김효범은 처음 모비스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출전 시간이 적은 데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털어놓아 동료 사이에 ‘왕따’였다.
그래도 유 감독은 “1년은 그냥 놔둬라”라고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낯선 한국 농구 문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 것. 그 대신 혹독한 훈련을 주문했다.
하루에 3점슛을 500개 이상 쏜 김효범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전술 훈련에서 수도 없이 사이드 스텝을 밟다 보니 양쪽 허벅지 근육이 찢어질 만큼 아팠지만 약점이던 수비는 어느새 강해졌다. 1m의 서전트 점프와 양팔을 벌리면 205cm에 이를 정도로 긴 팔을 이용해 올 시즌 벌써 4개의 덩크슛을 터뜨려 팬들을 열광시켰다.
지난해 결혼을 앞둔 양동근에게 피아노를 가르칠 만큼 재주가 많은 김효범은 “농구에 새롭게 눈을 떴다. 예전엔 나만 잘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팀을 위해 희생하고 싶다. 6강에 꼭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