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빠진 서울, 더 잘 달렸다

  • 입력 2008년 11월 10일 09시 02분


FC서울은 시즌 중반 ‘전력의 핵’ 박주영이 AS모나코(프랑스)로 이적하면서 고비를 맞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박주영의 이적이 서울의 정규리그 레이스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서울은 박주영이 이적한 이후 11경기에서 8승2무1패로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리며 수원에 이어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서울은 박주영이 있을 때 정조국과 김은중 등 나머지 스트라이커들의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다. 공격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박주영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주영이 떠나자 변화가 일어났다. 정조국이 살아나면서 데얀과 투톱을 이뤄 박주영의 공백을 메웠다. 이청용과 기성용, 이승렬 등 어린 선수들도 골을 넣으며 팀 공격력을 배가시켰다. 선수들의 고른 득점이 가능해지면서 서울의 공격력은 더 매서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붙박이 주전이었던 박주영의 이적은 다른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했고, 이는 곧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시켰다”고 풀이했다.

팀을 K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떠나겠다던 박주영이 예상보다 빠르게 유럽으로 나가자 다른 어린 선수들은 “나도 (박)주영이 형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 또한 구단은 “(박)주영처럼 외국에서 좋은 조건으로 영입 제의가 온다면 누구든 보내주겠다”고 선수들에게 공언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박주영이 팀을 떠나자 어린 선수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돌아왔다. 조커에 머물렀던 이상협, 이승렬 등은 간혹 주전으로 뛸 기회를 잡았다. 유망주에 머물렀던 선수들은 경기 경험을 쌓으면서 눈에 띄게 발전, 팀의 주축선수로 성장했다.

박주영의 이적으로 발생한 위기를 잘 넘긴 서울은 부상에서 회복한 정조국과 상무에서 제대하는 김승용의 합류로 플레이오프 준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연고지 이전 이후 4년 만에 K리그 정상 등극을 노리는 서울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포항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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