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코트 별★들이 뜬다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3시 01분


■프로농구 31일 개막

《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농구가 31일 동부와 KT&G의 대결로 막을 올린다. 10개 팀은 내년 3월 22일까지 이어지는 정규시즌에서 6라운드 54경기씩을 치른다. 상위 6팀이 벌이는 플레이오프까지 포함하면 6개월이 넘는 대장정. 지난 시즌까지 3전 2선승제였던 6강 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로 바뀌었다. 동부와 KCC가 2강으로 꼽히는 가운데 나머지 팀들의 전력이 평준화돼 6강 순위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인왕 싸움도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끈다.》

내년 3월22일까지 10개팀 270경기 대장정

‘스피드’ 동부-‘높이’ KCC 강력한 우승후보

프로농구 동부 김주성에게 지난 시즌은 ‘최고’였다.

팀은 우승했고 본인은 올스타전,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하며 코트를 평정했다.

그런데 김주성이 강력한 도전자를 만났다. 베테랑 서장훈과 ‘무서운 신인’ 하승진을 앞세운 KCC가 거센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

31일 개막을 앞둔 올 시즌 프로농구는 디펜딩 챔피언 동부와 ‘고공 농구’로 무장한 KCC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양 팀은 다음 달 15일 원주에서 첫 대결을 펼친다.

○ 거인들의 맞대결

국내 최고 포워드인 김주성(205cm)은 222cm의 국내 최장신 하승진과 농구 지존 자리를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친다.

김주성은 높이와 스피드, 그리고 정확한 중거리 슛까지 뽐내며 지난 시즌 ‘무결점 선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농구 무대를 밟고 돌아온 하승진과의 맞대결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주성은 “하승진이 있는 KCC가 높이에서는 앞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피드에서는 우리가 우위에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효과적인 공격을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팀의 2연패와 함께 MVP 트리플크라운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승진은 24일 전주에서 열린 KTF와의 시범 경기에서 19분여를 뛰며 13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해 ‘키 값’을 했다. 특히 강렬한 투핸드 덩크슛에 블록슛 3개를 기록하며 위압적인 ‘높이’를 과시했다.

하승진은 “주성이 형이 있는 동부가 가장 강력하다. 하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김주성은 ‘제2의 김주성’으로 불리는 중앙대 후배 윤호영(196cm)이 있고, 하승진은 ‘국보급 센터’ 서장훈(207cm)과 손발을 맞춘다. 키에서는 하승진-서장훈 조합이 429cm로 김주성-윤호영 조합(401cm)을 압도한다.

○ 치악산 호랑이와 농구 9단의 맞대결

동부 전창진 감독은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이 KCC를 꺾고 챔피언 결정전 상대가 되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규리그가 끝난 뒤 KCC 허재 감독을 만나 “결승에서 만나게 되면 이벤트를 하자”고 약속한 것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

전 감독은 “(프로야구처럼)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도 하고 양 팀이 합동 훈련까지 펼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비록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지는 못했지만 허 감독은 원주를 찾아 1차전을 직접 관람하며 동부를 응원했다.

전 감독은 허 감독의 용산고 2년 선배로 이들은 동부의 전신인 TG삼보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2002∼2003 시즌에는 감독(전창진)과 플레잉 코치(허재)로 우승컵을 함께 들어올리기도 했다. 평소 호형호제 하는 두 감독이기에 승부가 첨예한 챔피언 결정전이지만 팬들을 배려한 이벤트까지 생각하게 된 것이다.

올 시즌 동부와 KCC가 나란히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지난 시즌 못다 이룬 두 감독의 약속이 지켜질지 주목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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