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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13일 0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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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주장을 맡은 이후 대표팀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고, 11일 벌어진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3-0 승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표팀 한 관계자는 “주장이 바뀌고, 대표팀도 몇 가지 변했는데 선수들의 경기력과 팀 분위기 전환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성이 주장이 된 이후 가장 먼저 바뀐 것은 훈련 시간 통보였다. 박지성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선수들이 하루 전에 훈련 스케줄을 알고, 준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전까지는 스케줄은 반나절 전에 통보하는 시스템이었다. 박지성은 최소한 하루 전에 스케줄을 알아야 선수들이 좀 더 잘 준비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의견을 전달했다. 허정무 감독은 흔쾌히 이를 수용해 다음날 훈련 스케줄은 전날 저녁에 선수들에게 일제히 알려주고 있다.
또한 박지성은 경기 당일 경기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갖는 팀 미팅에서 선수들만의 시간을 따로 갖자고 제의했다.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앞두고 박지성은 코칭스태프와의 전술 미팅이 끝난 뒤 약 5분여간 선수들과 따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술 이외의 부분에 대해 주장이 따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지성은 자세를 낮췄다.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그는 어린 후배들에게까지 귀를 기울였다. 이전까지 후배들이 박지성을 어려워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 세계적인 팀에서 뛰는 대선수라는 점은 어린선수들에게는 다가설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주장 박지성은 책임감을 가지고,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섰고 후배들은 어려움을 떨쳐 버릴 수 있다. 그러면서 팀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러한 변화들이 팀 전체를 바꿔놓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표팀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 박지성의 모습을 보면 프리미어리그라는 것 때문인지 뭔가 뻣뻣한 게 있었다. 하지만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은 달랐다. 주장을 박지성으로 정한 효과가 예상보다 크다”고 말했다.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달고 뛴 첫 번째 경기에서부터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김남일(31·빗셀 고베)이 복귀해도 주장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남일의 강력한 카리스마보다 박지성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일단은 좀 더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을 생각하면 나이가 많은 김남일보다 박지성이 주장을 맡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허정무 감독이 꺼낸 든 ‘주장 박지성’ 카드는 빠른 효과를 내며 성공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파주|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