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바깥으로 비켜나니 안보이던 농구가 보였다”

  • 입력 2008년 10월 10일 02시 58분


정덕화 전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이 여자 프로농구 해설자로 변신해 9일 금호생명과 우리은행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여자농구연맹
정덕화 전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이 여자 프로농구 해설자로 변신해 9일 금호생명과 우리은행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여자농구연맹
정덕화(45) 전 삼성생명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5월 재계약에 실패했고, 대신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8년 만의 올림픽 8강 쾌거를 이뤄냈다.

여자 프로농구 시즌이 시작된 지금, 그는 SBS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중계석에 앉아 여자농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정 위원은 9일 “7년 전 2경기에서 생방송 해설을 해본 적이 있을 뿐 해설은 완전 초보”라며 웃었다.

그는 삼성생명에서 4년 동안 우승 1회, 준우승 3회를 거둔 베테랑 감독이지만 막상 중계석에 앉으니 코트가 낯설게 느껴졌단다. “4일 시즌 첫 중계를 하는데 장내 음악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정신이 멍해졌어요. 후반전이 돼서야 좀 여유가 생겼죠.”

그는 “해설은 순발력 있게 말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필요한데 아직 그게 부족하다. 아나운서와 자주 호흡을 맞추고 TV 중계를 보며 혼자 해설 연습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대학 강단에도 선다. 매주 월요일 모교인 연세대의 교양체육 농구수업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니 재밌기는 한데, 어떤 학생은 완전 농구 초보라 골치”라면서 “상대 평가인데 벌써부터 점수를 어떻게 줘야 하나 고민”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잠시 감독직을 떠나 외도(?)하는 것을 ‘약’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3자의 위치에서 경기를 보니 안 보이던 게 보였어요. 한 경기의 승리에 집착하는 게 아닌 농구 전체를 보는 눈을 키우고 있습니다.”

올림픽 8강 감동을 선사한 정 위원이 해설에서도 국가대표급 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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