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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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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크스는 질기고 질겼다.
포항 스틸러스가 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삼성하우젠컵 6강 플레이오프에서 K리그 최다 우승팀(7회)이자 올 시즌 K리그 선두인 성남 일화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포항은 8일 수원에서 A조 1위로 4강에 직행한 수원 삼성과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성남은 전반부터 중원을 장악해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2년 이상 이어온 ‘포항 상대 무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성남은 이날 패배로 2006년 9월 23일부터 포항과 8차례의 맞대결에서 1무 7패를 기록했다.
포항은 초반부터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렸다. 성남은 전반적으로 경기를 리드했지만 공격이 중앙으로 집중돼 결정적인 찬스를 못 만들었고 포항에 먼저 골을 내준 것이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전반 29분 포항의 선제골은 스테보와 투 톱으로 호흡을 맞춘 노병준의 좋은 움직임에서 나왔다. 미드필더 박희철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포물선으로 크로스를 띄운 것을 어느새 골대 왼쪽에 자리 잡은 노병준이 성남의 국가대표 골키퍼 정성룡을 바로 앞에 두고 헤딩슛을 날렸고 볼은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성남 김학범 감독은 후반 들어 원 톱 김연건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해 반전을 노렸다. 이동국은 후반 13분 김정우의 스루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바로 앞에서 회심의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포항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성남은 후반 29분 박진섭을 빼고 전광진을 투입하는 등 필사적으로 경기를 뒤집으려 했지만 성남의 무딘 창은 포항의 두꺼운 방패를 끝내 뚫지 못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선수와 코치로 활약했던 황선홍(부산 아이파크)-박항서(전남 드래곤즈) 감독의 사제 대결로 관심을 모은 부산과 전남의 경기는 전남의 3-0 승리로 끝났다.
전남은 전반 8분과 44분 터진 슈바의 연속 골로 2-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고 후반 인저리 타임 때 송정현이 쐐기 골을 터뜨렸다. 전남은 8일 전주에서 B조 1위 전북 현대와 4강 대결을 벌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