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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25일 0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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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 리딩히터인 두산 김현수(20). 어떤 공이 들어와도 다 쳐내는 타격 솜씨에 야구계가 놀라고 있다. 평소 선수들 칭찬에 인색한 소속팀 김경문(56) 감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4일 잠실 히어로즈전에 앞서 김현수가 화제에 오르자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김현수는 ‘제 2의 장효조’?
김현수는 벌써 ‘타격 교과서’로 불렸던 장효조(52·사진) 삼성 스카우트와 곧잘 비교된다. 1983년부터 열 시즌 동안 네 차례 타격왕(역대 최다)에 오른 그는 통산 타율 0.331과 1009안타를 기록한 한국 최고 좌타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선구안이 빼어나 “장효조가 치지 않으면 볼”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었다.
김 감독은 “장 선배는 컨택트 능력에 장타력까지 갖춘 최고의 타자였다”면서 “김현수도 비슷한 점이 많다. 어떤 공이든 일단 타이밍을 맞추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나쁜 공에 헛스윙하거나 좋은 공을 흘려보내는 젊은 타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다. “배트가 나가다가 어려운 공이 걸리면 테크닉으로 밀어서 안타를 만들어낸다. 그 나이에 그 정도 선구안이라면 타고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각종 통산기록 갈아치울 ‘재목’
게다가 김현수에게는 야구가 전부다. 인기 절정의 여성그룹 멤버수도 모르고, 여자 연예인이 시구를 와도 관심이 없다. 김 감독은 “최고 타자가 될 자질을 모두 갖췄다”면서 “앞으로 한국 프로야구에 많은 기록을 써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뛰어든 데다 올림픽 금메달로 병역까지 면제받았으니 기록 달성도 남들보다 수월하다. 지난해 초반부터 김현수에게 공을 들인 김 감독으로서는 더 없이 뿌듯하기만 한 제자다.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수비와 베이스러닝은 아직 미흡하고, 송구 능력도 뛰어난 편이 못 된다. 완벽한 선수가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체격조건에 비해 턱없이 적은 홈런수도 마찬가지.
김 감독은 “다음 시즌을 대비해 차분히 훈련해야 한다. 아마 내년엔 타율이 2할대 후반에서 3할대 초반까지 떨어지겠지만 홈런은 15개 정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걱정을 덧붙였다. “이거 너무 칭찬을 많이 해서 괜히 바람 넣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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