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아도 투지는 ‘철철’ 넘치거든

  • 입력 2008년 9월 17일 08시 13분


조동화 ‘점프 2%부족’ 공 놓쳤다가 펜스 기댄채 다시잡아

‘키보다 큰 투지.’ SK 조동화(27)가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이를 몸으로 입증했다.

0-0으로 맞선 3회말. 두산 선두타자 채상병의 타구가 좌측 담장 쪽으로 큰 포물선을 그렸다. 꽤 큼지막했지만 뒷심이 약간 부족한 듯 했다. 키가 큰 외야수라면 충분히 손을 뻗어 잡을 수 있을 만한 위치.

그러나 SK 좌익수는 조동화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등록된 조동화의 공식 키는 175cm. 실제 키는 그보다 4-5cm 가량 작다. 단신인 조동화는 공을 잡기 위해 있는 힘껏 뛰어올랐다. 글러브 끝에 간신히 닿았지만 제대로 잡아내기에는 역부족. 공은 글러브를 맞고 튕겨져 나왔다.

조동화도 물론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공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라운드에 주저앉는 동시에 펜스에 기댄 배로 몸을 지탱한 채 오른쪽 글러브와 왼손으로 공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곧바로 한 손을 들어 “잡았다!”는 표시를 했다. 스스로는 온 몸을 던진 눈물겨운 투혼. 하지만 팬들로서는 웃음을 감출 수 없는 장면이기도 했다. 어쨌든 SK는 조동화 덕분에 귀중한 아웃카운트 한 개를 추가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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