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경험이 약이다. 알려진대로 봉중근(LG)은 한국야구 영광의 땅인 베이징 우커송 필드의 흙을 기념으로 담아오려다가 세관에 걸려 압수당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남몰래 회심의 미소를 지었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롯데 송승준이다.
28일 한화전 직전 송승준은 “봉중근은 몰랐을 것”이라며 왜 자기도 속으론 간절했지만 흙을 퍼오는 시도조차 않았는지 들려줬다. 송승준은 “미국에서 싱글A 최우수 투수로 선정돼 상을 받으러 보스턴 펜웨이파크에 간 적이 있다. 간 김에 거기 흙을 담아오려 했지만 세관에 걸렸다”고 고백했다. 흙이 ‘반입금지 품목’이란 정보를 꿰차고 있었기에 봉중근을 ‘내려다볼’ 수 있었던 셈. 그는 올림픽 무용담도 들려줬다. “금메달은 부산에 내려가 아버지 드렸는데 금고에 넣어 잠궈놓더라”고 했다. 또 “쿠바전 승리투수”라고 주변에서 떠받들자 “예선전 이긴 것 뿐”이라며 “사실은 중국전이 더 떨렸다. 쿠바야 져도 괜찮다는 기분으로 던졌지만 중국전은 1점이라도 주면 질지도 모를 분위기였다”라고 떠올렸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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