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ijing못다 한 이야기]<4>역도 장미란

  • 입력 2008년 8월 29일 03시 03분


28일 경기 고양시에서 고양시청 소속의 장미란 선수 환영 행사가 열렸다. 카퍼레이드에서 장미란(왼쪽 차량 왼쪽)이 강현석 고양시장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28일 경기 고양시에서 고양시청 소속의 장미란 선수 환영 행사가 열렸다. 카퍼레이드에서 장미란(왼쪽 차량 왼쪽)이 강현석 고양시장과 함께 오픈카를 타고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세계역도聯 MVP로도 뽑혀 ‘최고 행복한 여인’

2008 베이징 올림픽 역도 여자 75kg 이상급에서 다섯 차례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세상에서 가장 힘센 여성인 장미란(25·고양시청).

그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바쁜 여성이기도 하다. 장미란은 28일 경기 고양시청 문예회관 체육관에서 환영식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저는 제가 이룬 것에 대해 뭔가를 바라기보다 항상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장미란이 다섯 차례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이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여론에 크게 개의치 않고 운동에만 전념하겠다는 의미다.

○ 인터뷰 요청 쏟아져 ‘가장 귀하신 몸’

장미란은 또 석 달 뒤 국내에서 개최될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이번 주말 태릉선수촌에 들어가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 25일 입국한 뒤 각종 환영행사에 참석해 온 그는 “피곤하기도 하지만 해야 할 것은 하고 있다. 무리하지 않게 잘 조절하고 있다”면서 “31일 선수촌에 입촌해 그때부터 훈련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설정한 목표 중량에 대해서는 “얼마를 들겠다고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올림픽 때 들어올린 중량은 연습 때 성공한 무게였다. 다음 대회에서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훈련 때 더 많은 중량을 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미란은 다음 달 3일까지 공식행사가 잡혀 있어 마음 놓고 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27일 방송 토크쇼 출연에 이어 28일 고양, 29일 강원 원주시에서의 행사 등 일정이 꽉 찼다. 귀국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집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 전 세계 역도인은 장미란을 달리 보기 시작했다. 배심원으로 참가한 허록 대한역도연맹 부회장은 “세계역도연맹 관계자들이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400여 명의 역도선수 중에 최고 선수로 장미란을 꼽았다. 인상, 용상 자세도 가장 모범적이었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은 장미란의 훈련 방법 등을 물어보는 관계자도 많았다고 전했다.

○ 4년 뒤 런던대회 2연패 겨냥 마음 다잡아

장미란의 금메달은 두 어깨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결과다. 모두가 이번 올림픽에서 장미란의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라고 생각했다. 세계신기록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를 향한 막연한 기대와 믿음은 그만큼 컸다. 최대 라이벌 무솽솽(중국)의 불참으로 경쟁자가 없어진 점도 그의 금메달에 대한 확신을 더하게 했다. 하지만 국민의 관심을 어깨에 짊어진 부담감의 무게는 역기보다 무거웠을 수도 있었다.

장미란은 “또래 여자들이 화장할 때 송진가루를 묻혀야 했고, 다이어트할 때 나는 야식을 먹어야 했다”며 여자 역도선수로서 말 못할 고통도 밝혔다.

올해 클럽대항전을 비롯해 전국체전을 시작으로 장미란은 내년 고양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도 참가한다. 이미 장미란의 시선은 4년 뒤 런던 올림픽 2연패와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 경신을 향하고 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지금까지보다 더욱 노력해 좋은 결실을 이루도록 할게요. 꾸준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항상 관심을 가져주세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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