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회 US여자오픈골프대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미네소타 주 에디나의 인터라켄CC(파73)의 날씨는 요즘 변덕이 심하다.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다가도 어느새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와 천둥번개와 폭우를 쏟기 일쑤다.
변화무쌍한 하늘만큼이나 선두권도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코리안 군단에서는 1988년에 태어난 20세 동갑내기들이 번갈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첫날 오지영, 2라운드에선 브라질 교포로 지난달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안젤라 박이 단독 선두에 오른 데 이어 29일 3라운드에선 박인비가 2타를 줄여 헬렌 알프레드손(스웨덴)과 공동 3위(7언더파 212타)로 경기를 마쳤다.
불과 19일 전에 프로로 전향해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단독 선두에 나선 스테이시 루이스(9언더파·미국)와는 2타 차. 루이스는 11세 때 척추측만증이 발견돼 허리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으면서까지 골프를 향한 집념을 보였기에 화제가 됐다. 그러나 경험 부족이 단점. 티셔츠 칼라에 성조기 핀을 붙이고 나와 애국심을 강조한 폴라 크리머가 4언더파를 치며 2위(8언더파)로 뛰어올라 메이저 우승의 희망을 부풀렸다.
중학교 1학년 때 미국 골프 유학을 떠나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올 시즌에 앞서 오지영, 안젤라 박과 말레이시아에서 6주 동안 동계훈련을 하며 비거리를 늘렸다.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를 평균 274야드를 날렸고 70%에 이르는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을 보인 박인비는 “우승자는 신이 따로 정해 둔다는 데 그게 나일 수도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인비와 동갑인 김인경은 선두에 3타 뒤진 5위(6언더파). 메이저 첫 승에 목마른 김미현(KTF)은 6위(5언더파)로 뒤를 쫓았다.
사복 경찰까지 대동할 만큼 비상한 관심을 모은 미셸 위는 2라운드까지 10오버파로 부진해 예선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