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뷰? 2002!

  • 입력 2008년 6월 26일 08시 58분


러 축구협,4강 히딩크에 “축구 발전 맡아달라”

대통령, 러 시민권 제안…2002년 한국과 유사

정말 많이 닮았다. 4강의 기적을 이룬 것도, 아울러 ‘인기 광풍’이 몰아치는 것도 어쩌면 이렇게 비슷할까.

2002년 한국에서 일었던 ‘히딩크 열풍’ 6년 뒤 러시아에서 재점화되고 있다. 유로 2008에서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를 4강에 진출시키자 러시아 전체가 들끓고 있는 것이다. 구소련 해체 이후 하락의 길을 걷던 러시아 축구의 20년 숙원을 풀어낸 그는 이미 최고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 직후의 한국을 보는 듯 하다.

러시아축구협회는 재계약을 눈앞에 둔 히딩크에게 러시아 축구 발전을 위한 파격적인 계약을 제시했다. 2010남아공월드컵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맡을 뿐 아니라 러시아 축구 발전을 위한 계획에도 히딩크의 도움을 받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히딩크에게 기술고문을 맡겼던 대한축구협회의 모습과 흡사하다. 다른 부분이 있다면 히딩크는 월드컵 이후 한국을 떠났지만 이번에는 러시아에 계속 남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히딩크는 자신의 재단을 세워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또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네덜란드전 직후 히딩크에게 시민권을 줄 수도 있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모국 네덜란드를 비롯해 벨기에 시민권을 가진 그는 한국 명예 시민권에 이어 4번째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 히딩크는 월드컵 4강 진출로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명예 시민권을 받았다.

히딩크가 유로 2008을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가면 아마도 2002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재현될 전망이다. 2002월드컵 이후 히딩크는 대통령에 출마하면 당선될 것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도 그 어떤 정치인들보다 인기가 높은 그를 두고 비슷한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히딩크 마법’에 사로잡혀 있다. 만일 러시아가 27일 유로 2008 4강전에서 스페인에게 패해도 ‘히딩크의 열풍’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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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성표 감동의 성찬 ‘마법의 손’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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