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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1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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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양궁 전문가에게 ‘필승’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서거원(52) 전무는 청와대 부속실의 요청으로 17일 청와대 부속청사 강의실에서 비서실 경호실 직원 등을 상대로 비공개 특강을 연다. 스포츠 전문가가 청와대에서 특강을 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서 전무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직후 삼성 현대 동부 등 대기업에서 특강 요청을 받은 적이 있지만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통령이 머무르는 곳이어서 특강에 앞서 신원 조회에다 차량 번호 등을 꼼꼼히 점검받았다”고 전했다.
그가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들려줄 이야기의 주제는 ‘도전과 성취 그리고 열정’.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한국양궁남자대표팀 감독을 맡아 세계 최강으로 조련한 필승 노하우를 소개할 예정이다.
서 전무는 작은 나라 한국이 오랫동안 양궁 최강국의 자리를 지킨 것은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감독 시절 양궁 선수들에게 번지점프대에서 뛰어내리게 했고 야심한 밤에 공동묘지를 가게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으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여자 양궁 선수들은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생리 주기를 올림픽 이후로 조정했을 정도였다.
그 결과 한국 남녀 양궁은 올림픽에서 승승장구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금 14개, 은 7개, 동메달 4개를 땄다.
서 전무는 “스포츠나 정부나 조직의 조화로운 분위기가 성공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선후배 조직원 간 팀워크가 맞고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최고의 성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한국 양궁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어떤 성적을 낼까. 그는 “베이징 대회는 한국이 가장 많은 견제를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인 만큼 남녀 개인 및 단체전 4종목 석권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